[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해발 700미터, 천안과 아산에 걸쳐 기세 좋게 뻗은 광덕산. 사람의 발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이 깊은 산속에서 30여 년째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산의 아침을 만끽하던 자연인 용관 씨는 산을 향해 익숙한 이름을 연신 부른다. “광덕이!”
잠시 후 산 중턱 나무 사이로 말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용관 씨가 애타게 찾던 ‘광덕이’의 정체는 반려마(馬). 어디를 가든 주인의 뒤를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반려견을 떠올리게 한다. 광덕이라는 이름에는 광덕산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용관 씨처럼, 이 말 역시 이곳에서 새로운 ‘마생(馬生)’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용관 씨와 광덕이는 함께 발을 맞춰 산책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광덕이가 줄에 묶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용관 씨는 “광덕산 전체가 광덕이의 집”이라며 굳이 속박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의 배려 덕분에 광덕이는 산을 오르내리며 자연을 온전히 누린다. 용관 씨가 삼밭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광덕이는 광덕산 곳곳을 자유롭게 거닐며 시간을 보낸다.
지금은 ‘자연마’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광덕이에게도 자유와는 거리가 먼 과거가 있었다. 과거 승마장에서 사람들을 태우며 살아가던 광덕이는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갈 곳을 잃었다. 그때 용관 씨가 광덕이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용관 씨는 광덕이의 남은 삶만큼은 누구보다 자유롭길 바란다고 말한다.
광덕산에서 자연인 용관 씨와 자연마 광덕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사람과 말의 관계를 넘어, 자연 속에서 공존하는 또 하나의 가족의 모습이다.
[신년특집 – 말의 해]를 맞아 제2의 삶을 살아가는 말 광덕이의 이야기는 4일 오전 9시 30분 SBS ‘TV 동물농장’에서 공개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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