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외교적 이벤트보다는 한국 산업계의 대중(對中) 사업 환경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실무형 경제 외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방중에는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주력 대기업 경영진을 비롯해 철강, 에너지, 소재, 물류, 소비재, 콘텐츠·게임 분야까지 아우르는 약 200여 개 기업이 경제사절단 형태로 동행할 예정으로, 단일 국가 방문 기준으로는 상당한 규모다.
이는 특정 산업의 단기 성과를 겨냥하기보다는 중국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한국 기업 전반의 애로와 리스크를 포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방중이 개별 기업이나 산업을 위한 일회성 지원이나 투자 유치 행사가 아니라, 공급망 안정, 통상 환경 점검, 기업 활동 여건 개선 등 구조적인 협력 기반을 다지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디스플레이, 철강 등 한국의 핵심 산업은 중국 내 생산·판매·조달 비중이 여전히 유의미한 수준이지만, 미·중 전략 경쟁 심화와 기술·통상 규제, 정책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누적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급 외교를 통해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중국 측에 안정적 협력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리스크를 관리하는 하나의 정책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문을 통해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 역시 대규모 신규 투자나 즉각적인 수출 증가보다는 비즈니스 포럼, 기업 간 면담, 협력 양해각서 체결, 정부 간 협의 채널 재가동 등 '거래 이전 단계'의 환경 조성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200여 개 기업이 동행하는 만큼 개별 계약 성과보다는 중국 내 인허가, 규제 해석, 행정 절차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기업들의 현장 애로가 공식 채널을 통해 얼마나 구조적으로 전달되는지가 이번 방중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단기간 내 가시적인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문제 제기와 협의를 지속할 수 있는 여지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방중이 공동성명 발표나 굵직한 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으며,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경제 외교의 선택지가 넓지 않다는 현실 역시 산업계가 공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의 경제적 성과는 행사 직후 수치로 드러나기보다는,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중국 내 사업 환경의 안정성, 공급망 리스크 완화 정도, 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제도·행정상의 변화가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통해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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