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 가격 상승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인접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며 부동산 시장은 ‘불장(부동산 상승장)’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와 함께 심각한 양극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현상이 속출하고 있으며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 아파트들이 쌓여가면서 지역 건설업계는 큰 타격을 받는 실정이다.
이중에서도 대구는 악성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한 매입 사업을 추진 중에 있지만, 대구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만 3,394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이는 전국 미분양 주택 7,568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미분양 물량은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비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설상가상으로 대구에서는 매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LH는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대구에서는 신청한 286가구 중 최종 계약 대상에 포함된 가구는 단 70가구에 불과했다. 매입 심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신청이 탈락하면서 LH의 매입 사업이 대구 지역에선 실효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9월에 들어서자 LH는 두 번째 매입을 시도했으나, 신청한 325가구 중 오직 52가구만이 매입 심의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전체 신청 가구의 16%에 불과해 심의 통과율이 전국 평균 36.5%보다 낮았고, 1차 시도보다도 더 저조한 결과였다.
30% 눈물의 파격 할인 분양 나선 아파트들
이에 미분양에 직면한 건설업체들은 직접적인 할인 분양에 나서며 물량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미분양 아파트 중 하나인 ‘힐스테이트대구역퍼스트’는 지난해 3월 준공되었으나 여전히 일부 물량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는 현재 최저 호가 4억원대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최대 1억 5천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분양업계 관계자는 “30% 할인에 들어가면 물량이 팔리긴 팔리지만, 이는 결국 손해 보는 방식”이라며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한 미봉책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미분양 문제는 단순한 가격 할인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주택의 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단지의 위치와 교통, 생활 인프라 등 종합적인 환경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구와 같은 지방의 중소 건설사들은 미분양 주택의 누적된 자금 압박과 회수 지연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구조조정이나 부도 위험에 직면한 곳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회복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단순한 가격 할인보다는 생활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 등 종합적인 정주 환경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주택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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