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SSD·GPU 줄줄이 상승, 체감 비용 확대
단기 안정 쉽지 않아…클라우드 게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세계 메모리 공급을 집어삼키며 PC·콘솔 게임이 앞으로 더더욱 '비싼 취미'가 될 전망이다.
치솟는 D램 가격 상승에 신형 콘솔 게임기 개발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클라우드 게임이 대세가 될 거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치솟는 게이밍 PC 가격…램·SSD·GPU '3중고'
PC 부품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16GB DDR5 램 가격은 지난 9월 최저가 기준 6만9천원대에서 이달 초 30만원대까지 올랐다.
32GB 램 또한 역시 같은 기간 16만원에서 현재는 6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3개월여만에 가격이 약 4배까지 뛴 셈이다.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인 SSD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990 EVO NVMe SSD는 1TB 모델 기준 가격이 지난 9월 약 11만원이었으나, 이달 초에는 두 배 이상 뛴 26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1TB SSD에 32GB 램을 장착할 경우 어지간한 보급형 GPU 한 대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아직은 큰 변동이 없는 소비자용 GPU 가격도 D램 공급이 본격적으로 줄어듦에 따라 상향 압박을 받을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이 나온다.
트렌드포스가 지난달 26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해, GPU용 D램인 GDDR7을 포함해 전세계 D램 생산 능력의 약 20%를 빨아들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전세계 GPU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GDDR7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에 RTX 50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 '슈퍼' 시리즈 출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미 출시된 제품군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관측도 나온다.
미국 IT 전문지 톰스하드웨어가 지난해 11월 대만 매체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AMD는 공급 파트너사들에 '2026년 GPU 가격을 최소 10% 인상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 차세대 콘솔도 출시 연기…기존 기기도 가격 인상 압박
PC 부품 시장에서 한 발 떨어져 있던 콘솔 게임도 반도체 공급난에 더는 무풍지대가 아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 차세대 모델 PS6는 D램 가격 상승에 출시 시점이 2027년∼2028년 이후로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출시된 PS5 가격은 2024년 한 차례 인상됐고 이후 나온 성능 개선판인 'PS5 프로'는 출고가가 111만원이라는 전례 없는 가격으로 책정됐는데, 램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이미 출시 모델의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기존 엑스박스 시리즈 X|S의 부진한 실적에 더해 램 가격까지 오르며 개발 중이던 차세대 기기 출시를 늦출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닌텐도의 콘솔 기기 '스위치 2' 역시 램 가격 상승이 추가 생산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지난해 11월 야심 차게 발표한 콘솔 게임기 겸 초소형 PC '스팀 머신'에도 먹구름이 꼈다.
공개된 스팀 머신의 성능표에 따르면 GPU에 탑재된 VRAM은 GDDR6 8GB로, 현용 고사양 GPU에 들어가는 GDDR7 램보다 한 세대 아래 모델인 데다 용량도 넉넉하지 않다.
업계 일각에서는 D램 가격 폭등에 기기 단가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란 반응이 나온다.
◇ 클라우드 게임 반사이익 얻을까
업계에는 이같은 메모리 대란이 1∼2년 안팎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램 가격 상승이 불러온 PC·콘솔 게임의 위기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게임이다.
가격이 치솟는 게임용 PC나 콘솔 기기를 더는 이용자가 보유하지 않고, 구독료를 내고 클라우드에서 구동하는 방식이 향후 일반화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 등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구글이 2019년 야심 차게 출범했던 '스태디아'가 저조한 이용률로 2023년 서비스를 접으며 비주류로 밀려났으나, 최근 각국 기업이 AI 수요 급증에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면서 다시 대세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고사양 게임을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이용자의 수요를 겨냥해 저사양 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크로스 플랫폼 라이브 서비스 게임, 참신한 기획으로 무장한 인디 게임을 찾는 수요층도 늘어날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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