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그리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 출신 스타 제시 린가드에게 낯선 한국행은 흔히 말하는 '커리어의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맨체스터를 떠나 FC서울로 향했던 결정을 "스스로를 다시 세우기 위한 선택"이라고 정의했다.
린가드는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 스포츠'와의 영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의 시간과 그 전후 이적 과정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린가드는 우선 맨체스터에서 느꼈던 피로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맨체스터에 있을 때는 축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소음과 방해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며 "나 자신을 리셋할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 주변 환경, 기대치까지 모든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축구 선수로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선택한 행선지가 다름아닌 대한민국 서울이었다. 린가드는 "처음엔 서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문화적 충격도 있었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곳이야말로 내가 필요로 했던 환경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행 이전인 2022년 여름 논란이 됐던 이적 과정도 다시 언급했다.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가고 싶었다는 건 사실"이라며 '3년 계약 제안도 받았고, 과거 임대 시절 좋은 기억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이적은 내 통제 밖에서 이뤄졌고, 내 의지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나는 선택권이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털어놨다.
린가드는 2022-2023시즌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1년 계약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에 입단했지만 프리미어리그서 17경기 0골 0도움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팀을 떠나야 했다.
2024년 2월 대한민국 K리그 FC서울로 깜짝 이적한 린가드는 서울에서 보낸 2년간의 시간을 "정신적으로 가장 성장한 시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산낙지를 먹는 문화부터 식사 예절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모든 경험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축구 팬들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는데, "버스를 한 시간 넘게 막아가며 응원해준 팬들의 모습은 충격적일 정도였다"며 "그 사랑과 지지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과의 작별 역시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때 차 안에서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서울을 떠나는 지금도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며 "나는 FC서울에 의미 있는 유산을 남겼다고 믿는다. 이곳은 언제나 내 가슴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유럽이든, 사우디아라비아든, UAE든 모두 열려 있다"며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와 행복 속에서 축구를 즐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의 중심에서 낯선 서울 한복판까지. 제시 린가드의 고백은 그의 한국행이 실패나 도피가 아닌, 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 다시 균형을 찾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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