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퀴어문화축제, 여전히 반대· 혐오와 맞서야 하지만 지지폭 넓어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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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퀴어문화축제, 여전히 반대· 혐오와 맞서야 하지만 지지폭 넓어지는 중

투데이신문 2026-01-02 17:23: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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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4일 오후 남대문로 및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운영진이 무지개색 천을 나눠 들고 행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해 6월 14일 오후 남대문로 및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운영진이 무지개색 천을 나눠 들고 행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2026년 축제 운영의 키워드로 ‘안전’과 ‘공간’을 제시했다. 조직위는 참가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현장 안전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한편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위는 최근 발표한 ‘우리가 만든 변화의 지도 – 퀴어문화축제: 차별행정에 맞서온 기록(이하 퀴어문화축제 기록)’에서 “세대 교체와 접촉 경험의 확대, 장기 지표의 변화 흐름을 보면 사회 인식은 느리지만 분명히 포용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2026년에도 변화의 속도를 더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퀴어문화축제 기록은  2014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전국 각지 퀴어문화축제들이 지자체·공공기관·경찰의 이른바 ‘차별 행정’에 대응해 온 과정을 정리한 기록집으로, 서울·대구·제주·인천·부산·울산·경남·춘천·대전·광주·부산 등의 사례가 실렸다.

조직위는 퀴어문화축제 기록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전자정부 사회지표 사이트 ‘지표누리’가 제시하는 추이에 따르면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성은 2013년 37.9%에서 2024년 53.3%로 올라섰고 동성애자에 대한 거리감은 같은 기간 62.1%에서 46.7%로 낮아졌다. 

조직위는 “해마다 등락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리감이 줄고 포용이 늘어나는’ 방향이 뚜렷하다”며 “이 변화는 젊은 세대일수록 우호적이라는 조사 결과와도 맞물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도 있다고 조직위는 전했다. 퀴어문화축제를 직접 경험한 시민들 사이에서 ‘앨라이(성소수자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비성소수자를 이르는 말)’가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우호적인 태도로 바뀌는 사례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 이후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퀴어퍼레이드의 참가 규모는 전반적으로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7월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대규모로 열린 행사에는 연인원 13만5000명(주최 측 추산)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고 이후 2024년 6월 종각역 일대에서 열린 제25회 행사에는 15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6월 행사는 참가자가 연인원 17만명에 이르러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새로 썼다. 

조직위는 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반감 확산’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 등 빅데이터 분석을 다룬 2022년 보도에서는 축제 때문에 반감이 새로 생긴다기보다 기존에 혐오를 갖고 있던 집단이 사건이 있을 때마다 혐오 발언을 되풀이하는 양상이 확인됐다는 취지의 분석이 제시됐다.

조직위 양선우 위원장은 ‘퀴어문화축제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로 성소수자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을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특정 주류의 의견만 사회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만들면서 나머지 사람들을 ‘이상하다’거나 ‘문란하다’는 프레임으로 배제하는 것이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라며 “퀴어문화축제는 해마다 반대 집회와 직접적인 혐오 표현을 마주한 채 치러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지난 25년간 축제가 ‘가시화’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다양한 시민사회와 접속하며 연대를 확장해 왔다고 밝혔다. 보수 개신교 중심의 조직적 방해와 행정적 차별 등 제도적·정치적 백래시가 반복돼 왔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언론·종교·지역단체들이 연결되고 지지의 폭이 넓어지는 성과도 함께 쌓였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2026년 축제 운영의 핵심 과제로 안전과 공간을 꼽았다. 그는 “50명으로 시작했던 행사가 지금은 17만명이 넘어가는 규모가 됐다”며 “올해도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안전하게 행사를 잘 치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매년 반복되는 부담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서울시 지원이나 공공기관, 국가기관 지원 없이 매년 행사를 치르다 보니 축제를 열려면 제일 먼저 고민하는 게 장소”라며 “매년 집회 신고를 하고 경찰과 미팅을 통해 수용 가능한 공간을 찾다 보니 장소가 달라지고 그만큼 행사의 불안정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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