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건설업 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경기 둔화와 공사 물량 감소가 임금 상승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건설협회가 1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132개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998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0.41%, 지난해 상반기 대비로는 1.44% 오른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직종별로 보면 가장 많은 인력이 종사하는 일반공사 직종(91개)의 하루 평균 임금은 26만8486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0.44%, 전년 동기 대비 1.59% 상승했다. 토목·건축 현장의 핵심 인력인 기능공 임금 역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체감 상승폭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첨단 기술 인력이 포함된 광전자 직종(3개)은 평균 임금이 43만6932원으로 가장 높았다. 해당 직종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0.54%, 전년 동기 대비 1.61%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반도체·첨단 설비 공사 수요가 일정 부분 유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가유산 보수·정비 관련 직종(18개)은 하루 평균 32만2814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목공·미장 등 전통 기술 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공공 발주 중심의 안정적인 수요로 상승률은 각각 0.16%, 0.20%에 그쳤다.
반면 원자력 관련 직종(4개)은 다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하루 평균 임금은 23만8615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60% 올랐으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1.17% 하락했다. 대형 프로젝트 착공 지연과 단계적 발주 일정이 임금 변동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약 2000개 건설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조사 결과는 이날부터 공공·민간 건설공사의 원가 산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특히 공공공사 예정가격 산정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발주 기관과 시공사 모두 이번 임금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임금 상승폭이 제한된 배경으로 전반적인 건설 경기 위축을 꼽는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민간 분양 부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 속도 조절 등이 겹치며 신규 공사 발주가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자재비와 금융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인건비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구조적인 인력난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젊은 층의 건설업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숙련 기능공의 평균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 직종에서는 인력 확보를 위해 실제 지급 임금이 통계치보다 높은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임금이 완만하게 오르고는 있지만, 이는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공사 물량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인 인력 양성·유입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현장 공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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