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세상을 바꾸는 정책]전문가가 무제한 소방공무원 심리 치유, 이동 상담실도 운영
소방공무원들의 하루는 예고 없이 울리는 출동벨 소리와 함께한다. 소방공무원은 거대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폭우와 붕괴 위험 현장에도 주저 없이 달려가는 등 재난의 최전선에서 시민을 위해 몸을 던진다. 수많은 이들의 생사를 목격하고, 때로는 동료를 잃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시민을 구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방공무원에게 든든한 ‘보호복’ 역할을 하는 전문 심리상담센터가 있다. 경기 수원에 위치한 ‘경기119마음건강센터’다.
◇상처난 마음의 방패막…경기119마음건강센터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소방공무원의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상담과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및 가족 △퇴직 소방공무원 △순직 유가족 △의용소방대원 △공무직 △재난피해도민 등 재난·재해상황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대상이다. 센터는 일상 스트레스 관리부터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회복 등 다양한 내용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박진아 경기소방재난본부 보건안전팀 소방장은 “소방공무원은 사고 및 재난 등 극한의 상황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만큼 마음건강을 돌보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18일 방문한 센터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카페나 스튜디오처럼 따뜻한 분위기였다.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아로마향이 공간을 채웠다. 비밀 보장이 가능하도록 내담자 전용 출입문을 별로도 마련하는 등 세심함이 돋보였다. 박 소방장은 “내담자가 환영받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도록 출입부터 공간 구성까지 기획해 꾸몄다”고 설명했다.

치유존은 △자가치유실 △다목적실로 구성됐다. 자가치유실은 안마의자와 신체계측기구, 소파 등을 놓아 신체 회복을 돕는 공간이다. 다목적실에서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요가, 명상 등의 웰니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의 상담은 과거의 아픔을 억지로 들추지 않고, 내면을 돌아보며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진행한다. 김계순 책임상담사는 “현재의 ‘나’를 들여다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방식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내담자들을 항상 위로하고 든든한 편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소방공무원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된다. 그만큼 센터를 찾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7월 정식 개관한 센터는 11월 말 기준 3129명을 대상으로 3450회의 상담을 진행했다. 소방공무원들은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보통 2~3회가량 상담을 받은 내담자들은 업무에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힌다. 김 책임상담사는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어할 정도로 불안 지수가 높았던 내담자는 상담을 진행하며 안정을 찾고 가족과의 사이도 좋아졌다”며 “상담을 진행하며 좋아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전국 최초’ 상담전문가 상주…조기발견과 예방에도 힘써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시작됐다. 경기소방본부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많은 현장활동을 수행하는 만큼 마음건강관리가 필요한 소방공무원의 수도 많다. 최근 5년간 소방청이 실시한 ‘소방공무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치료가 필요한 전국의 소방공무원은 2020년 2666명(5만2119명 중 5.1%)에서 2024년 4375명(6만1087명 중 7.2%)으로 늘었다. 우울증은 2020년 2028명(3.9%)에서 2024년 3937명(6.5%)으로 증가했다. 박 소방장은 “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추진 의지, 소방공무원 처우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경기119마음건강센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큰 특징은 전문상담가가 상주한다는 것이다. 심리 전문 소방동료(동료상담사)가 상담을 진행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저마다 맡은 업무를 쪼개가며 상담을 진행하기에 다양한 상담프로그램 운영 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평균 경력 20년 이상의 박사급 전문가 4명이 상주하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성과 비밀보장을 위해 전문가는 외부기관을 통해 선정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며, 직통전화와 QR코드 예약 등 접근성을 높였다.
센터는 소방공무원 및 가족까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상담, 부부상담, 아동놀이치료 등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김 책임상담사는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어려움은 가정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가족단위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며 “놀이치료 등의 아동상담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병을 조기에 발견 및 예방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특정 업무 담당자들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이다. 또 가족 단위의 그림검사를 진행해 아동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양육태도를 점검하는 프로그램도 열었다.
상담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전문상담의 경우 횟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내담자의 호소 내용이 종결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상담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김 책임상담사는 “이러한 방침은 내담자에게 ‘언제든 내 편이 돼준다’는 심리적 지지대로 작용해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북부 추가 개소…재난 현장의 심리상담 지원 강화

도와 도소방재난본부는 보다 많은 소방공무원이 심리적 보호를 받게 하기 위해 센터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경기119마음건강센터 남부 권역에 더해 북부센터도 추가 개소한다. 경기 남양주시에 1월 중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 1, 2층 규모로 △개인상담실 △매체치유실 △집단상담실 △다목적실 △옥외 글램핑시설 등이 들어선다. 전문상담사 3명이 상주하며 소방공무원의 마음을 보살필 계획이다.
‘경기 소방 심신수련원’ 운영도 예정돼 있다.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 회복시설이 전무해서다. 도와 경기소방은 전국 호텔·리조트를 활용해 정신·신체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노출된 직원과 가족을 초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우울, PTSD 증상을 보인 ‘소견자’와 공무 중 폭력피해, 다수사상자 발생현장 노출을 겪은 ‘마음관리 필요자’가 대상이다. 숲길걷기, 레저활동 등의 안정화 프로그램과 가족 마음나눔, 전문가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도 확대한다. 최초 상담인원의 비율을 확대하고, 임용전·계급별 승진 및 복직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생애주기 상담과 팀 단위 집단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재난 상황에서의 현장 지원도 강화한다. 심리상담 경력채용 소방공무원인 동료상담사를 활용해 재난 현장의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안정 지원, 재난피해 도민에 대한 긴급심리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심리적 불안을 보이는 소방공무원은 센터로, 도민은 관련 기관에 연계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김 책임상담사는 “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해보니 소방공무원의 심신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서비스 향상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소방 가족의 삶을 더욱 단단히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12월 18일 방문한 센터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카페나 스튜디오처럼 따뜻한 분위기였다.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아로마향이 공간을 채웠다. 비밀 보장이 가능하도록 내담자 전용 출입문을 별로도 마련하는 등 세심함이 돋보였다. 박 소방장은 “내담자가 환영받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도록 출입부터 공간 구성까지 기획해 꾸몄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내담자를 위해 마련된 ‘상담존’과 본부 전 직원이 편히 이용 가능한 ‘치유존’으로 구성됐다. 두 공간은 출입구를 별도로 두고, 중간문으로 이동 가능하다. 상담존은 △상담대기실 △4개의 상담실 △집단상담실 △놀이상담실로 꾸려졌다. 소방공무원 가족(아동) 상담을 위한 전문적 매체 치료실인 놀이상담실에는 각종 장난감과 책, 그림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조성됐다.
치유존은 △자가치유실 △다목적실로 구성됐다. 자가치유실은 안마의자와 신체계측기구, 소파 등을 놓아 신체 회복을 돕는 공간이다. 다목적실에서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요가, 명상 등의 웰니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의 상담은 과거의 아픔을 억지로 들추지 않고, 내면을 돌아보며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진행한다. 김계순 책임상담사는 “현재의 ‘나’를 들여다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방식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내담자들을 항상 위로하고 든든한 편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소방공무원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된다. 그만큼 센터를 찾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7월 정식 개관한 센터는 11월 말 기준 3129명을 대상으로 3450회의 상담을 진행했다. 소방공무원들은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보통 2~3회가량 상담을 받은 내담자들은 업무에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힌다. 김 책임상담사는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어할 정도로 불안 지수가 높았던 내담자는 상담을 진행하며 안정을 찾고 가족과의 사이도 좋아졌다”며 “상담을 진행하며 좋아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전국 최초’ 상담전문가 상주…조기발견과 예방에도 힘써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시작됐다. 경기소방본부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많은 현장활동을 수행하는 만큼 마음건강관리가 필요한 소방공무원의 수도 많다. 최근 5년간 소방청이 실시한 ‘소방공무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치료가 필요한 전국의 소방공무원은 2020년 2666명(5만2119명 중 5.1%)에서 2024년 4375명(6만1087명 중 7.2%)으로 늘었다. 우울증은 2020년 2028명(3.9%)에서 2024년 3937명(6.5%)으로 증가했다. 박 소방장은 “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추진 의지, 소방공무원 처우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경기119마음건강센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큰 특징은 전문상담가가 상주한다는 것이다. 심리 전문 소방동료(동료상담사)가 상담을 진행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저마다 맡은 업무를 쪼개가며 상담을 진행하기에 다양한 상담프로그램 운영 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평균 경력 20년 이상의 박사급 전문가 4명이 상주하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성과 비밀보장을 위해 전문가는 외부기관을 통해 선정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며, 직통전화와 QR코드 예약 등 접근성을 높였다.
센터는 소방공무원 및 가족까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상담, 부부상담, 아동놀이치료 등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김 책임상담사는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어려움은 가정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가족단위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며 “놀이치료 등의 아동상담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병을 조기에 발견 및 예방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특정 업무 담당자들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이다. 또 가족 단위의 그림검사를 진행해 아동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양육태도를 점검하는 프로그램도 열었다.
상담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전문상담의 경우 횟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기119마음건강센터는 내담자의 호소 내용이 종결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상담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김 책임상담사는 “이러한 방침은 내담자에게 ‘언제든 내 편이 돼준다’는 심리적 지지대로 작용해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북부 추가 개소…재난 현장의 심리상담 지원 강화

도와 도소방재난본부는 보다 많은 소방공무원이 심리적 보호를 받게 하기 위해 센터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경기119마음건강센터 남부 권역에 더해 북부센터도 추가 개소한다. 경기 남양주시에 1월 중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 1, 2층 규모로 △개인상담실 △매체치유실 △집단상담실 △다목적실 △옥외 글램핑시설 등이 들어선다. 전문상담사 3명이 상주하며 소방공무원의 마음을 보살필 계획이다.
‘경기 소방 심신수련원’ 운영도 예정돼 있다.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 회복시설이 전무해서다. 도와 경기소방은 전국 호텔·리조트를 활용해 정신·신체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노출된 직원과 가족을 초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우울, PTSD 증상을 보인 ‘소견자’와 공무 중 폭력피해, 다수사상자 발생현장 노출을 겪은 ‘마음관리 필요자’가 대상이다. 숲길걷기, 레저활동 등의 안정화 프로그램과 가족 마음나눔, 전문가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도 확대한다. 최초 상담인원의 비율을 확대하고, 임용전·계급별 승진 및 복직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생애주기 상담과 팀 단위 집단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재난 상황에서의 현장 지원도 강화한다. 심리상담 경력채용 소방공무원인 동료상담사를 활용해 재난 현장의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안정 지원, 재난피해 도민에 대한 긴급심리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심리적 불안을 보이는 소방공무원은 센터로, 도민은 관련 기관에 연계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김 책임상담사는 “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해보니 소방공무원의 심신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서비스 향상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소방 가족의 삶을 더욱 단단히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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