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I를 비롯한 디지털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물론, 금융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하나금융그룹을 향해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를 제대로 측정하고 있나”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모건스탠리 보고서와 ‘알파고’와 대결한 이세돌 9단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8년까지 빅테크기업의 AI 투자 규모가 3조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된 AI가 바꿀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라면서 “AI의 충격을 가장 먼저 경험한 이세돌 9단은 이 변화의 규모는 매우 크고 근본적이며, 이전의 산업혁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북부 바이온트 댐의 사례도 언급하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한다. IRP 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다. IMA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고, 기업대출과 투자 부문에서는 옥석가리기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 그룹의 맏형으로서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머니무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자산관리 역량 확보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한 최적의 전문 조직으로의 전환 ▲IB·기업금융 등 심사,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및 관련 프로세스의 재설계 수준의 혁신 ▲불완전판매 근절, 보이스피싱 선제적 대응 등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 강화 ▲개혁 수준의 내부통제 고도화 등을 주문했다.
함 회장은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룹 비은행 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 비은행 부문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함 회장은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으로 하나금융그룹만의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급격한 기술 혁신, 시장 재편, 사회구조의 전환이라는 변화 속에서 변화의 깊이와 폭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면 수위를 몇 미터 조절하는 식의 미봉책이 아니라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논의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바로 그런 변화 중 하나다. 우리는 그동안 금융의 후발주자로서 검증된 방식을 빠르게 취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시장에 안착해 안정적인 성과를 일궈왔지만, 네트워크 효과로 승자독식이 예상되는 이 시장에서 여전히 우리의 성공 방정식은 유효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투자 역량 확보 ▲자산관리 역량 강화 ▲기술 역량 ▲체계적 인재 육성 프로그램 ▲외부 생태계와의 협업 등을 강조했다.
한편, 청라 이전과 관련해서는 “청라의 새로운 사옥은 경계와 장벽이 사라진 열린 공간이다. 단순히 사무실 위치를 옮기는 공간의 재배치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총체적인 변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면서 “첨단 업무환경과 혁신된 조직문화가 결합돼 하나금융그룹이 디지털금융을 주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 낼 것이다.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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