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신년사에서 "환율의 적정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는 괴리가 큰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한·미 간 성장률 및 금리 격차, 그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통한 투자유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급증한 국민연금과 거주자 해외투자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화 움직임보다 원화 절하 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은 지속적으로 늘어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에 큰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3년간의 원화 평가절하 추이를 뒤돌아보면 국민연금 해외투자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와 시기, 그리고 환헤지 운용전략 등이 국내외 시장에 지나치게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환율 절하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려 국내외 다른 경제주체들의 투자 향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상승해 국민연금의 원화 표시 장부가 수익률이 높아진다 해도 이를 두고 국민들의 노후 대비 자산이 장기적으로 불어났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국민연금 해외투자의 '뉴프레임워크' 구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주자의 지속적인 해외투자 확대가 거시적으로 우리 경제 성장과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지한 성찰 없이 거시적 영향을 부처 간 조율할 수 있는 범정부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현 상태가 지속한다면 외환시장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조차 국민연금은 달러를 정해진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입하고 외환당국은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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