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금융 대전환②] 성장 멈춘 카드업…2026 생존 키워드는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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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 대전환②] 성장 멈춘 카드업…2026 생존 키워드는 ‘버티기’

투데이신문 2026-01-02 08:54: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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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활금융은 보험과 카드 등 가계가 일상에서 가장 빈번히 이용하는 금융 영역으로, 금리·물가·가계부채·의료비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2026년은 이들 산업이 동시에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는 시점으로 평가된다. 고금리 정상화부터 인구 구조 변화, 의료비 상승, 소비여력 축소 같은 흐름은 보험사의 수익 구조와 위험 기반 자본 체계를 재편하게 만들고, 카드업에는 연체 리스크와 수익모델 전환이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본지는 ‘생활금융 대전환’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변화가 산업별 사업구조와 시장 경쟁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그리고 기업의 체질과 전략에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 살펴본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2026년 카드산업은 본업 성장의 정체와 신용 리스크 확대, 결제 환경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산업 전반의 체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판매에 기반한 전통적 수익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카드사는 외형 성장보다 내구성과 구조적 대응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승인액은 분기별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1분기 승인액 증가율은 3.3%, 2분기 3.7%에 머물렀고, 3분기 들어 6.7%로 반등했다. 다만 이 같은 회복은 법인카드 승인액이 10%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린 영향이 컸고, 개인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5%대에 그치며 저성장 흐름을 지속했다.

같은 기간 일부 주요 카드사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3~0.4%포인트가량 상승했고, 카드업권 전체 대출자산 연체율 역시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승인액 반등과 건전성 지표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리스크는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 수익 모델의 정체…누적되는 비용과 리스크

2025년 카드산업은 겉으로 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한 해였다. 승인액은 증가했고, 소비 역시 급격한 위축 국면은 피했다. 그러나 성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카드업의 구조적 한계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개인 소비를 기반으로 한 신용판매는 성장 탄력이 둔화됐고, 승인액 증가의 상당 부분은 기업 활동과 연동된 법인카드 사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다.

수익 구조의 제약도 뚜렷하다. 가맹점 수수료는 소상공인 보호 정책 기조 속에서 추가적인 인상 여지가 제한적이고, 신용판매 역시 소비 여력 둔화로 과거와 같은 성장 경로를 기대하기 어렵다. 승인액이 늘어도 수익성이 체감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외형 확대만으로 실적을 방어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는 카드사의 부담을 더욱 키운다. 카드사는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조달 비중이 높은 업권으로, 금리 수준이 이자비용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이는 동시에 연체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면서, 2025년 하반기 들어 연체 채권 관리 강화와 부실채권 매각이 늘어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결제 질서 자체의 이동이다. 소비자는 더 이상 ‘카드를 꺼내는 행위’를 결제의 출발점으로 삼지 않는다. 모바일 지갑, 간편결제, 정기 구독, 후불결제(BNPL) 등 다양한 방식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카드 네트워크의 독점적 지위는 점차 희석되고 있다.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이 흐름이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결제 비용과 속도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결제 수단 등장을 넘어, 카드사가 맡아왔던 승인·정산·보안 역할이 기술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카드업의 역할을 다시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최근 여신금융포럼에서 한 글로벌 결제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과 기존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2026년 신년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에 카드사가 지급결제 인프라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결제 중심 NO…주요 카드사, ‘관계 기반’ 생존 전략 모색

이러한 환경 속에서 2026년 카드산업은 성장률 경쟁이 아니라 체력 경쟁의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승인액 증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금리·연체·기술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변화에 대응할 여지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다.

삼성·신한·현대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모두 이 전환을 인식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빌리티·렌탈·구독 서비스와 결합한 반복 결제 구조를 확대하며, 변동성이 큰 일시 결제보다 안정적인 거래 흐름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경기 변화 속에서도 수익의 변동 폭을 줄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또한 결제 자체보다 이용자 관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쇼핑·구독·보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생활금융 플랫폼 전략은 승인액 성장 둔화 국면에서 새로운 수익 접점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카드 이용을 ‘결제’가 아니라 ‘관계’로 확장하려는 접근으로 읽힌다.​

현대카드는 브랜드·문화·데이터 결합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PLCC를 통해 특정 브랜드와 긴밀한 고객군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카드업이 단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니라 경험과 데이터 설계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사의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출발점은 유사하다. 카드 발급과 승인액 증가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2026년은 이들 전략이 단순한 실험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수익성과 안정성으로 이어질지가 처음으로 가늠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카드업의 중장기 역할을 둘러싼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등 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여전업이 단순 소비금융을 넘어 생산적 금융의 한 축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설비 투자, 공급망 금융, 혁신기업 성장자금 등 실물경제와 맞닿은 영역에서 카드·캐피탈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흐름은 카드업이 더 이상 소비의 뒤를 따라가는 산업이 아니라, 결제·데이터·자금 흐름을 함께 설계하는 인프라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는 카드사에게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한 금융 전문가는 “2026년은 연체율과 조달비용, 기술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카드사의 체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외형보다 구조를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결제 산업 연구자는 “결제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은 단기 유행이 아니라 카드업 전략을 전제로 깔고 논의해야 할 변수”라며 “기존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카드사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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