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하계 아시안게임이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에서 분산 개최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이 참가해 42개 종목, 46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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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은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시작됐다. 같은 해 출범한 팬아메리카게임(팬암게임)과 함께 가장 오래된 대륙별 종합 스포츠 이벤트다. 1960년대에 시작된 퍼시픽게임과 아프리칸게임, 2015년 첫 대회를 연 유러피언게임과 비교하면 역사와 위상에서 단연 앞선다. 1913년 극동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아시안게임의 계보는 100년을 넘는다.
규모 면에서도 독보적이다. 2023년 항저우 대회에는 1만 1907명이 참가했다. 2020 도쿄올림픽보다 많은 선수가 출전했다. 같은 해 열린 유러피언게임, 아프리칸게임, 팬암게임, 퍼시픽게임과 비교해도 참가 규모가 월등히 크다. 아시안게임이 ‘세계 최대 대륙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이유다.
이 같은 배경에는 종목 구성의 유연성이 있다. 올림픽은 국제연맹 중심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반면 아시안게임은 개최국과 OCA가 폭넓게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
예컨대 △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카바디, 크리켓 △동남아시아의 세팍타크로, 드래곤보트 △동아시아의 야구·바둑·e스포츠 등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가라테(일본)·우슈(중국)·쿠라쉬(중앙아시아) 등 각 나라의 전통 무술도 아시안게임에서 열리고 있다.
이처럼 아시안게임이 방대해진 배경에는 아시아의 역사적, 사회적 특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식민지 상태였다. 아시아라는 지역 정체성이 취약했고 교류도 활발하지 않았다. ‘아시아’라는 개념 자체도 유럽 중심적 시선에서 만들어진 용어였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은 중단되지 않았다. 그 동력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나의 아시아’가 아니라 ‘여럿의 아시아’였다. 단일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무대가 아니다 보니 시대상에 따라 대회 형태가 유연하게 달라졌다. 중화권 국가의 지위 문제, 중동의 이스라엘 배제, 냉전 이념 대립, 탈냉전 이후 재편 과정 등 시대적 변화의 소용돌이도 모두 아시안게임 역사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는 아시아 스포츠 질서 재편의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독주 속에 일본과 한국이 도전한다. 최근에는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한국은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종합 3위에 올랐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두 대회 연속 3위에 머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위 복귀를 노린다. 다만 아시아 최강 중국과 개최국 일본을 동시에 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국내에서 아시안게임을 향한 관심은 과거보다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림픽과 프로 스포츠 중심으로 재편된 환경 속에서 대회의 존재 의미를 묻는 회의론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은 여전히 아시아 국가들에게 가장 큰 스포츠 무대다.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아시안게임이 왜 아직 존재하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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