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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선임연구원은 “대통령 소속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것은 거의 규칙에 가깝다”며 “2024년 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에서 220석, 즉 과반(218석)보다 겨우 2석 많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하원 통제권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하원은 ‘박빙’, 상원은 ‘격차 축소’ 노려
현재 미국 상원은 공화 53석, 민주 47석(무소속 2명 포함) 구도다. 2026년 중간선거에서 35석을 새로 선출하는데 공화당이 23석, 민주당이 12석을 방어해야 한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최소 4석을 늘려야 한다.
공화당 방어 의석이 많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기회’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이 공화당 안전 지역이라 실제 ‘경합’ 의석은 제한적이다. 미국 유력 선거분석 기관인 사바토의 ‘크리스털 볼’과 쿡 리포트는 민주당의 1차 목표를 상원 다수당 탈환이 아닌 2~3석 격차 축소로 보고, 이를 2028년 대선의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정보 사이트 ‘270toWin’과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경합(toss-up)’ 또는 ‘약우세(lean)’ 지역구 상당수가 버지니아·뉴저지·펜실베이니아 등 대도시 인근 교외에 몰려 있다. 민주당이 10~12석을 추가로 확보하면 다수당 교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후보 자질과 지역 경제, 낙태·이민·범죄 등 주별 현안이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라며 “스캔들 여부, 지역 밀착성, 공천 과정 분열 등이 접전지에서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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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의 역설…성장 지지하지만 요금 폭등 반발
경제는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인공지능(AI)이 트럼프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점점 우려하고 있다”며 AI·데이터센터 투자가 성장률을 지지하는 동시에 생활비 부담과 지역 반발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천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AI에 대한 역풍 조짐이 나타났다”며 “많은 유권자가 막대한 전력 수요로 가정용 전기요금과 연결되는 데이터센터 확산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부담 가능성(affordability)’ 문제가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서 민주당의 주요 승리를 도운 정치적 이슈가 됐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AI 데이터센터 확대 정책이 일부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환경·전기요금 우려로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AI로 대기업만 돈 번다, 서민 부담은 늘었다”는 프레임을, 공화당은 “AI·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일자리·안보를 지킨다”는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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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이민·문화전쟁…동원력 겨루기
낙태는 2022년 이후 미국 선거에서 반복적으로 판세를 뒤흔든 이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주 헌법에 낙태 합법성을 보호하거나 명시하는 주민투표안이 2026년에도 여러 주에서 다시 표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낙태 문제는 민주당에게 핵심적인 동원 이슈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낙태권은 여성·청년·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에게 특히 강한 영향을 미친다. 민주당은 낙태와 의료 접근성을 ‘일상의 자유와 안전’ 이슈로 묶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다. 공화당은 보수·종교 유권자 결집을 위해 이를 동원 카드로 활용한다.
이민·범죄·문화전쟁은 공화당의 전통적 강점 영역이다. 브루킹스는 “강경한 이민·국경 정책은 여전히 백인·저학력·농촌·소도시 유권자에게 강력한 동원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학교 커리큘럼, 성 소수자·젠더, 역사·인종 교육 논쟁을 ‘부모의 권리’와 ‘전통 가치’ 이슈로 프레이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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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경제가 좌우…한국 안보·경제도 영향
브루킹스연구소는 대통령 지지율과 실질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선거 결과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갤스턴 선임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집권 정당은 경제가 좋을 때도 대개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었고, 경제 상황이 나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6년에도 트럼프 지지율과 경기 상황이 공화당·민주당의 의석 변동 폭을 크게 좌우할 것임을 시사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전국 단위 ‘바람’만이 아니라 개별 주와 지역의 이슈·후보·조직력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6년 중간선거 결과는 오는 2028년 대선의 전조이자 향후 10년간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 권력 구도에 따라 미·중 전략 경쟁, 반도체·배터리·AI 공급망 정책, 방위비 분담, 우크라이나·중동 지원 수준이 조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트럼프 2기 후반 2년과 2028년 이후를 좌우할 ‘중간점검’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의회 내 초당적 대중 강경파가 힘을 얻을지, 공화·민주 양쪽에서 고립주의 성향이 강화될지에 따라 한미동맹과 대중·대러 정책의 균형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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