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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전 세계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한 무인 로봇이 작업자를 피해 움직이면서 단 한 건의 사고가 나지도 않고, 복잡하고 비좁은 통로에서도 정밀한 경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에 수긍이 가는 장면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 적재물을 내릴 때는 ±10㎜ 차이로 정밀하게 도킹해 물건을 운반했다. 이 로봇은 배터리가 20%가 남으면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여 3분 만에 새 배터리팩으로 교체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현대무벡스 연구개발(R&D)센터에는 전세계 기업으로 뻗어 나가는 AI(인공지능) 물류자동화의 전진기지와도 같았다.
이영호 현대무벡스 R&D본부장은 “이제 산업현장은 컨베이어로 대표되는 단순한 기계식 자동화에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이 반영된 지능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젠 자동화를 넘어 AI기술 고도화로 효율성 높은 스마트 물류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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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V 1대 도입하면 3교대 인력을 대체 가능
물류 자동화 시스템 설계·제작·시공·유지보수를 모두 책임지는 현대무벡스는 2019년에는 청라 연구개발(R&D) 센터를 준공했다. 당시 연 매출 1000억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20억원이 투입된 파격적인 R&D 투자였다. 이 곳에선 스마트물류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핵심 로봇 장비가 각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전 최종 검수하는 단계를 거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대표 이송로봇인 AGV는 주행 제어뿐만 아니라 전기회로, 세이프티 로직까지 모두 현대무벡스가 자체 개발한다. 외부에 공개된 오픈소스를 쓰지 않고 기술을 모두 내재화한 만큼 부드럽고 정교한 주행, 장애물 회피 등이 모두 가능한데다 기계 고장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처음 본 해외 바이어들이 ‘놀랍다’, ‘잡스틸러’라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올 정도였다. 뛰어난 디자인으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올해만 세계 3대 디자인상에 속하는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AGV 1대를 도입할 경우 24시간 무중단 운영으로 3교대의 인력을 대체해 1년 정도면 투자비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아직 사람의 개입이 완전히 배제되는 무인화보다는 협업하는 단계이지만, 로봇의 지속적인 학습과 이에 따른 운영 데이터가 축척되면 미래엔 로봇 자체가 연산·학습·판단·행동을 스스로 하는 기술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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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한쪽에선 천장에 설치된 겐트리 로봇이 윙윙 기계음을 내며 수평·수직으로 빠르게 물건을 들고 날랐다. 이 로봇의 손에 해당하는 그리퍼가 X축(좌우)·Y축(앞뒤)으로 움직이면서 자동차용 타이어나 냉장고를 집어 Z축(위아래로 이동)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기존 사람이나 지게차가 하던 일을 로봇이 24시간 대체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했다.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나 글로벌 타이어업체 등으로부터 수주를 받고 최종 테스트를 하는 중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물건을 집는 그리퍼 부문만 바꾸면 물건 하중이나 물품을 달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어느 산업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형수주로 최대 수주잔고…로봇플랫폼 확장 시도
현대무벡스는 지난 35년간 거의 모든 산업에 스마트 물류 설루션을 공급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2차전지 스마트 물류 사업에 진출, 북미권 중심으로 굵직한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통상 협상에 따른 일부 투자 지연이 발생했지만 3년 연속 4000억원대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도 지난해 영업이 2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후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가장 큰 강점은 유통, 의류, 제약바이오, 이커머스, 가전, 자동차, 공항 물류 등 업종과 상관없이 고객 맞춤형으로 자동화 물류 설계·제작·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장 구조나 제품 특성에 맞게 최고 효율을 따져 AGV, 겐트리, 스태커크레인(SMR) 등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설계하고, 해당 로봇의 로직과 주행 패턴 등을 제안해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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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제품 설계부터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외부 오픈소스를 쓰지 않고 모두 내재화해 직접 순수 기술로 개발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등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다”며 “제어 로직이나 주행 패턴도 공장 사정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 분야는 보관과 공정, 산업, 고객을 잇는 ‘혈관’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손을 잡고 미래 AI와 로봇기술 개발 고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엔 범정부 AI협의체에서 AI 팩토리 전문기업’ 선정되고, 11월에는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다수의 국책과제와 자체 연구를 병행, 현재 특허 출원 105건, 등록 165건에 이른다”며 “피지컬 AI시대를 맞아 자동화 설루션을 물류영역을 넘어 스마트팩토리나 AI·로봇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형·플랫폼형 사업으로도 영역을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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