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치입법 가르칠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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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치입법 가르칠 제도가 필요하다

경기일보 2026-01-01 18:5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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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를 명실상부한 입법기관으로 끌어올렸다.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은 지방자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법을 만들 권한이 커진 만큼 그 권한을 다룰 수 있는 전문성과 교육 기반 역시 함께 준비됐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현실에서 지방의회의 자치입법은 여전히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조례는 주민의 권리와 의무를 직접 규율하는 법 규범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시스템은 제도화되지 못했다. 그 결과 조례의 위법성 논란, 상위법과의 충돌, 실효성 부족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지방자치 전반에 대한 주민 신뢰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정책지원관제도가 도입됐지만 이 제도 역시 입법 전문교육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운영은 정책자료 조사와 행정 지원에 무게가 실려 있으며 입법기술, 법체계 이해, 조례 간 정합성 검토 같은 전문 영역은 여전히 ‘현장에서 배우는 방식’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입법은 경험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체계적인 교육과 반복 훈련, 축적된 연구 성과가 결합될 때 비로소 공공성을 갖춘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학회와 협회, 대학과 연구기관에 상당한 자치입법 전문성이 축적돼 있음에도 이를 지방의회와 안정적으로 연결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민간·학술 영역의 전문성이 일회성 자문이나 비공식 네트워크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이는 입법의 지속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입법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방의회를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또 하나의 규제가 아니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자치입법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축적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자치입법전문가 교육지원 법안은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법안은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거나 자격을 강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교육과 연구를 통해 입법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출발선이다. 이제는 그 이후 드러난 교육과 전문성의 공백을 메워야 할 시점이다. 자치입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기관과 이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 없이 지방자치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권한을 부여했다면 그 권한을 책임 있게 행사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준비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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