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전사적 역량을 모아 AX(AI Transformation)를 가속화하자”고 강조했다.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사업·조직 전반을 재설계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선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박 회장은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서게 될 것”이라며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년사 서두에서 그는 지난해 성과를 짚었다.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으로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서 첫 수주를 따낸 두산에너빌리티, 글로벌 빅테크 수주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자BG를 대표 사례로 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이끈 성과”라고 평가했다.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통상 갈등, 무역 장벽, 지정학적 분쟁, 주요국 정책 변화가 상수로 굳어지는 흐름을 ‘불확실성의 일상화’로 규정했다.
AI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하면서도, 해법은 분명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전자소재와 가스터빈 분야에서는 기술 격차를 더 벌리고 고객 기반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AI 시대 전력 수요를 떠받칠 대형원전, SMR, 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장 확대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야 한다고 했다.
성장 방식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박 회장은 “기존 리소스만으로 성장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포함해 신속히 보완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전략을 지속 검토하라고 했다. 내부 혁신과 외부 확장을 병행하겠다는 신호다.
특히 그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두산의 구조적 강점으로 지목했다. 발전기자재, 건설기계, 로봇 등에서 축적한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방대한 하드웨어 데이터가 결합되면, AI를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경쟁에서 유리한 출발선에 있다는 판단이다.
박 회장은 “빠른 AX를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했다.
조직 차원의 준비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마인드셋을 갖추고 AI 활용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업무별 맞춤형 교육, 업무 프로세스 혁신, AI 에이전트 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두산의 시간 자산을 꺼냈다. “한 세기 넘게 수많은 대전환기를 겪으며 쌓은 경험은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라며 “130년의 저력 위에 스타트업과 같은 도전정신을 더해, 새로운 시대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자”고 했다. 불확실성의 시대, 두산의 해법은 ‘준비된 전환’이라는 메시지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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