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유통업계 말띠 경영인들의 한 해 출발이 엇갈리고 있다. 병오년은 불의 기운을 품은 말의 해로, 변화와 결단이 두드러지는 해로 여겨진다. 법적 리스크와 여론 부담을 안고 새해를 맞은 경영인이 있는 반면, 승진과 함께 그룹 미래 전략을 맡아 존재감을 키우는 인물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시험대에 오른 말띠 경영인으로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거론된다. 1978년생인 김범석 의장은 지난 2010년 쿠팡을 창업해 한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1호,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라는 성과를 쌓았지만,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발표한 사과문과 1조685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은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나와 실효성과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을 낳았다.
여기에 청문회 출석을 줄곧 회피해 책임경영에도 금이 갔다. 여당은 쿠팡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김 의장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팡 사태 범정부 TF'는 지난달 31일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가 끝난 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쿠팡의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해명 태도, 피해 축소 및 책임 회피적 대응이 국민적 우려와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는 김 의장의 위기관리와 대외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1966년생 말띠 경영인이다. 백 대표는 지난해 ‘빽햄’ 선물세트 가격 부풀리기 논란을 시작으로 감귤 맥주 원재료 함량 문제, 원산지 표기 오류 등에 연이어 휘말리며 경영 리스크가 부각됐다.
이에 백 대표는 한때 모든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가맹점주 상생을 위해 100억원의 사재 출연을 결정하는 등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주요 논란에서 법적 면죄부를 받은 데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백 대표는 올해 리스크 관리와 기업 이미지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백 대표는 자사 제품의 재료 원산지 허위 표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서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바비큐 축제에서 사과주스를 농약통 분무기에 담아 고기에 살포하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진정이 접수된 4건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 처분됐다.
반대로 올해 기업 성장과 미래 전략을 주도할 말띠 경영인도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브랜드 도입을 이끌며 지난해 미국 멕시칸 레스토랑 브랜드 ‘치폴레’의 한국 및 싱가포르 진출을 성사시켰다. 올해는 해외 외식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도 주목되는 말띠(1990년생) 기업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그는 그룹 신설 조직인 미래기획그룹을 맡아 올해는 그룹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이재현 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에 동행하는 만큼 그룹 내 역할과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