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보다 햄버거가 싸다"…한국인 '소울푸드'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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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보다 햄버거가 싸다"…한국인 '소울푸드' 지각변동

이데일리 2026-01-01 14:09: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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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불리던 국밥과 칼국수가 고물가라는 직격탄을 맞고 쓰러진 자리를,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인 햄버거가 꿰찼다. 전통적인 한식 외식 물가가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발생한 강제된 식습관 변화에 가깝다.

치솟은 외식물가 부담으로 가성비 점심 식사인 햄버거가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1만 2323원으로 10년 전보다 51% 폭등했다. ‘서민 음식’의 마지노선이라던 칼국수마저 9846원으로 1만원 시대 진입을 코앞에 뒀고 삼계탕은 1만 8000원 선까지 올라 사실상 특별한 날 먹는 보양식이 됐다.

반면 햄버거는 상대적인 ‘가성비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주요 브랜드의 대표 세트 메뉴(빅맥·리아불고기·싸이버거 등) 정가는 7000원대 초중반(7300~7400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

서울 지역 평균 냉면값(1만 2323원)과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의 대표 세트 가격(약 7300원)을 비교하면, 버거 세트를 배불리 먹고도 약 5000원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이한 가격 역전 현상이다. 직장인 김 모 씨(32)는 “만 원 한 장으로 점심 해결이 불가능한 국밥집 대신, 할인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 6000원대에도 가능한 햄버거집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피난 행렬은 프랜차이즈 통계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4년 기준(잠정) 피자·햄버거 업종의 가맹점 수는 1만 8241개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신규 출점이 정체된 상태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3억 6300만원으로 무려 7.9%나 급등했다. 이는 치킨(1.9%), 한식(1.6%) 등 타 업종의 점포당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매장 덩치를 무리하게 키우지 않으면서 내실을 다지는 압축 성장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 현상의 이면에는 기업형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승리가 자리 잡고 있다. 한식은 채소류 등 신선 식재료 의존도가 높아 기후나 물가 변동에 취약한 반면, 햄버거는 패티·번 등 규격화된 재료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글로벌 소싱 능력을 통해 원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 결과 주요 버거 4사는 고물가 파고 속에서도 뚜렷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4년 매출 1조 250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롯데GRS(롯데리아) 역시 매출 9954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 재진입을 목전에 뒀다. 맘스터치와 버거킹 역시 각각 14.4%, 6.4%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

외식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될수록 원가 방어 능력이 없는 개인 식당보다는 자본력을 갖춘 패스트푸드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버거 업체들은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을 기회 삼아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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