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2026년 새해 금융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과 '시장 신뢰 회복'을 제시했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 영역에 집중된 자금을 첨단 산업과 혁신 기업으로 돌리고, 불공정거래와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제재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일 각각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금융의 역할 전환을 강조하며 '금융 대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두 수장은 코스피 4000 시대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자본시장의 질적 성숙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공통된 메시지는 자금 흐름의 전환이다. 이 위원장은 "2026년은 국가 대도약의 원년"이라며 정부·금융·산업이 연계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본격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자금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산업으로 흘러가도록 금융의 방향타를 재설정하겠다는 의미다.
이 원장 역시 "은행권의 여유 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도록 자본 규제 체계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금융권의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하며, 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 상향과 위험가중치 조정을 통해 과도한 자금 쏠림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자본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감독 강화도 예고됐다. 금융당국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의 정착을 넘어,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술적 감시 체계를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주가조작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꿈도 꾸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AI 기반 조사시스템을 도입해 이상 거래 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긴급 사안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는 '패스트트랙'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사 속도와 적발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감리를 강화해 재무 상태가 취약한 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고, 확보된 시장 여력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혁신 기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감독도 한층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원과 함께 상장 심사, 공시, 거래 감시 전반에 대한 감독 체계를 정비해 제도권 편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신년사를 두고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산업·혁신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신호"라며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규율 강화와 성장 금융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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