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이 5년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식적으로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일상에서 체감되는 가격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2025년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 올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1%보다 0.3%포인트 높았다. 생활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흐름은 2021년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생활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간 격차는 최근 몇 년간 다소 축소됐지만 체감 물가가 실제 소비자 부담을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집계된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458개 품목을 대상으로 산출돼 TV, 냉장고 등 내구재나 일부 서비스를 포함, 물가 흐름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021년 3.2%로 소비자물가 2.5%보다 0.7%포인트 높게 시작했으며, 2022년에는 6.0%로 5.1%를 상회하며 격차가 0.9%포인트로 확대됐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3.9%, 2.7%로 소비자물가 대비 0.3~0.4%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체감 물가가 공식 지표를 앞서는 추세는 지속됐다.
최근 고환율 현상이 수입 물가를 밀어올리면서, 체감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하며, 수입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6.1% 오르며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수입산 농축수산물 가격은 평균 4.1%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입 쇠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8.0% 올랐으며, 고등어 11.1%, 바나나 6.1%, 망고 7.2%, 키위 18.2%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먹거리와 에너지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가격은 고환율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생활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간 격차가 다시 벌어지며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활 필수품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공식 물가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서민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큰 상태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생활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간 차이를 분석하면,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영되는 품목에서 가격 압력이 크게 나타났다.
정부는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머무르며 물가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국민 생활 현장에서는 체감 물가 상승이 여전히 체감되는 상황이다. 특히, 환율 상승과 수입 물가 압력으로 앞으로도 생활물가가 공식 지표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 정책의 실효성 점검이 요구된다.
한편, 최근의 체감 물가 상승은 단순히 통계적 수치 차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과 직결된다. 장보기, 외식, 교통, 에너지 등 매일 소비되는 생활필수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경우, 체감 물가 상승이 소비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경기 회복 속도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정책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환율 변동성과 수입물가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마련, 생활필수품 가격 안정화를 위한 시장 점검, 그리고 체감 물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공식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지수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국민 생활 안정과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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