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오랜 화두는 ‘안전’과 ‘사업성 개선’이다.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치지만, 그 간극은 건설사의 신기술로 메워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생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노력은 이제 새 시대를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사고를 예방하는 지혜, 좁은 국토를 떠나 바다로 나아가는 의지, 고탄소 산업의 오명을 벗을 기회가 바로 신기술 안에 있다. <편집자주>편집자주>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건설사들은 고위험 공정에 인공지능과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투입해 사고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특히 자재 운반·굴착 같은 반복 공정과 고위험 현장, 근로자의 소통 강화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지난해 실증을 마치고 사고 원천 차단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1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두 회사가 2024년 5월 공동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9월 개발을 마친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이 올해 본격적인 현장 적용에 나선다.
통상 철근, 콘크리트 등 무게가 많이 나가는 건자재의 특성상 운반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다발해왔다. 이번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의 현장 적용을 통해 작업자와 자재 동선을 분리해 충돌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또 원격 관제를 통해 주행 경로·장애물 위치를 실시간 시각화하고 한번에 다수의 로봇을 통합 운영할 수 있어 사고 위험은 더욱 낮아질 예정이다.
이 로봇은 지난 9월 현대건설 인천 청라 하나드림타운 현장에서 처음 실증됐다. 로봇에는 ▲3D 영상 기반 팔레트 형상·피킹홀 인식 ▲SLAM 기반 자율주행 ▲운반 작업 관리·로봇 관제 ▲자동 도킹(충전) 기능 등이 탑재됐다.
삼성물산 소병식 ENG혁신실장은 “공동 연구·개발의 성과이자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라며 “로봇의 등장과 활용은 건설 현장 무인화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김재영 기술연구원장도 “수평 운반 자동화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고, 다양한 건설 자동화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할 계기”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원활한 ‘소통’을 통한 사고 예방에 무게를 뒀다. 대우건설은 중장기 로드맵에서 인공지능·데이터 기반 중심 업무 혁신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건설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AI 기반 실시간 번역기’를 개발 중이다.
이 번역기는 대우건설의 스마트 안전보건업무 통합 시스템인 ‘SMARTy’에 탑재돼 TBM(ToolBox Meeting), 안전교육, 작업지시 등의 내용을 해당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로 번역해 전달할 수 있다. 또 건설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래어 및 전문 용어를 학습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오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 및 디지털전환 기반의 시공현장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드론기반 시공관리와 균열조사, 자재이동, 거푸집해체 로봇 등 피지컬 AI 부문에서의 개발 역량 역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드론 관측 자료 기반의 시공관리를 위해서 수요기업(중소·벤처기업)에 기술 실증을 의뢰한 상태다.
대우건설 김보현 사장은 지난해 11월 5일 고양 킨텍스 ‘스마트건설 EXPO’ 행사에서 “AI와 데이터가 건설산업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기술과 데이터의 융합을 통해 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작업자 접근이 어려운 공정엔 ‘원격조종’ 기술이 투입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원격제어 굴착기 현장 실증에 성공했다. 실증이 진행된 여수 화태–백야 도로건설 현장은 기상 악화로 공사중단이 잦은 사업장이다. 이에 더해 굴착 작업이 많아 작업 시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
이번 실증으로 포스코이앤씨는 위험 현장·공종에서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게 됐다. 원격조종 기술을 통해 조종실에서 장비를 실시간 조작하고, 360도 어라운드뷰 카메라·접근 감지 레이더·안전 경고등을 통해 일말의 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예방한다. 통신이 불안정하면 자동 정지, 장애물 감지 시 즉시 중단하는 사고 예방 제어도 적용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원격조종 기술을 통해 기상 변수로 인한 공사지연을 줄이고, 장시간 진동 및 소음에 노출되는 작업자의 피로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도서산간 건설의 한계를 넘어설 기술적 해법을 확인했다”며 “건설현장 무인화를 앞당기고 스마트건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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