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달리며 생명력·지혜 상징…우리 민속문화 속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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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달리며 생명력·지혜 상징…우리 민속문화 속 '말'

연합뉴스 2026-01-01 10:4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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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해 띠 동물은 말…신성하고 영험한 존재로 여기기도

신라 토기·조선 왕릉서도 존재 뚜렷…말 의미 주목한 전시 주목

병오년 말의 해엔 제주마처럼 건강하게 병오년 말의 해엔 제주마처럼 건강하게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다사다난했던 을사년 뱀의 해가 저물고, 병오년 말의 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9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제주도축산생명연구원 방목지에서 천연기념물 제주마들이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제주마는 성격이 온순하고, 체질이 건강해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하다. 2025.12.31 jiho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수굿한 목통 / 축처-진 꼬리 / 서리에 번적이는 네굽 / 오! 구름을 헷치려는 말 / 새해에 소리칠 힌말이여!' (이육사가 1930년 발표한 시 '말' 중에서)

말은 인간의 삶과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존재다.

옛사람들은 말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죽은 이의 영혼을 인도하거나 신의 뜻을 전달하는 상서로운 동물이라 여기기도 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신화, 동부여의 금와왕 신화 등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열두 띠 동물 가운데 7번째로, 시간으로는 오전 11시∼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방위를 나타낸다.

십이지신도 오(午)신 십이지신도 오(午)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년과 같은 병오년(丙午年) 즉, '붉은 말'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성품이 호방하고 개방적이며, 사람을 잘 사귄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국 민속과 전통문화 속 말은 어떠할까.

국립민속박물관은 최근 펴낸 '한국민속상징사전 - 말 편'에서 "예로부터 말은 하늘과 인간,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존재로 여겨졌고 생명력과 지혜, 충성의 상징이 돼 왔다"고 설명한다.

여러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말은 천마(天馬) 그림이다.

국보 '경주 천마총 장니 천마도' (천마도) 국보 '경주 천마총 장니 천마도' (천마도)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73년 경북 경주 황남동의 옛 무덤에서 나온 '천마도'(天馬圖·정식 명칭은 국보 '경주 천마총 장니 천마도')는 신성하고 영험한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겹쳐 만든 판 위에 꼬리를 세우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동물을 그렸는데, 신라시대 회화로서 현재까지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작품으로 꼽힌다.

학계 일각에서는 그림 속 동물이 말이 아니라 기린(麒麟)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니에 그려진 말(천마)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경주의 또 다른 무덤, 금령총에서 나온 말도 잘 알려져 있다.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로 불리는 유물은 말을 탄 사람 모양의 토기 한 쌍으로, 말 장식이 화려한 '주인상'과 길을 안내하는 듯한 '하인상'으로 나뉜다.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배 모양 토기와 함께 출토됐으며, 죽은 자의 영혼을 육지와 물길을 통해 사후 세계로 인도해주는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여겨진다.

조선 회화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단원 김홍도(1745∼?) 역시 다양한 말을 그렸다.

당대 서민의 일상생활을 담은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에는 말을 눕힌 뒤 다리를 나무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편자를 박는 그림이 남아있다.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 중 일부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 중 일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말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던 선비가 잠시 멈춰 꾀꼬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그린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는 김홍도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선시대 왕의 마지막 거처, 왕릉에서도 말은 든든한 존재다.

조선 왕릉에는 봉분(封墳·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서 만든 무덤)을 둘러싼 동물 형상의 돌 조각상 석호(石虎), 석양(石羊), 석마(石馬) 등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지낸 천진기 국가유산청 무형유산위원장은 "왕릉에서 말은 문인석과 무인석 양쪽 뒤에 각각 한 마리씩 총 4마리가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태릉 능침 모습 서울 태릉 능침 모습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 위원장은 "생전 궁궐에서 문인과 무인들이 말을 타고 국사를 논하고 정사를 돌보았던 것처럼 사후에도 왕을 받들어 그러한 역할을 계속하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말의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를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선보인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 - 우리 일상 속 말'은 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84건의 유물로 풀어낸 전시다.

말의 목에 매달거나 장식용으로 쓴 말방울, 갑옷에 투구를 쓴 채 말을 타고 달리는 '무신' 그림, 죽은 이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상여 위 꼭두 등을 모았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말띠 인물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글씨,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두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를 적은 '하피첩'(霞帔帖)도 눈여겨볼 만하다.

힘차게 달리는 말이 새겨진 마패(馬牌)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이 2월 22일까지 선보이는 특별전 '암행어사, 백성의 곁에 서다'는 암행어사의 상징으로 알려진 다양한 마패를 소개한다.

14∼18세기에 제작된 여러 재질의 마패 16점을 통해 조선시대 백성의 삶을 살피고,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전국을 달려간 암행어사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암행어사, 백성의 곁에 서다' 전시 모습 '암행어사, 백성의 곁에 서다' 전시 모습

[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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