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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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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용인=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 22일 찾은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현장. ‘한국 반도체의 심장’ 평택캠퍼스의 P5는 공장 재개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반 작업까지 마친 뒤 지난해 1월 중단됐던 P5 공사는 현재 막바지 지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형 크레인, 타워크레인이 수십 대 설치돼 있었고 굴착기들이 흙을 퍼 나르며 기초 골조 공사에 돌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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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건설 현장에 근로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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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HBM4·HBM4E 양산 메가팹 구축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89만㎡(약 87만평)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로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다. P5 건설에 사용되는 철골 무게만 31만 5000t으로 평택 총인구 체중의 7배에 달한다. 대형 팹 건설에 마련된 내부 식당에서는 한 끼에 1만 3000인분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평택의 연간 출역 인원을 일렬로 세우면 그 길이는 406.6km로, 인천대교의 19배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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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찾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건설 현장에 대형 크레인, 타워크레인이 수십 대 설치돼 있고, 굴착기가 흙을 퍼 나르며 지반 공사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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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P5에서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는 물량을 생산한다. 현재 가동에 들어간 P4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인 HBM4를 비롯해 HBM4E, HBM5, 커스텀 HBM 등을 양산한다. 피지컬AI의 시작점인 최첨단 AI 칩이 평택캠퍼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메모리와 초미세 시스템 반도체를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제조하며 ‘턴키 전략’을 실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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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6시께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 근로자 수백명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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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년 만에 P5 기초 공사가 재개되자 현장은 기대감으로 들떴다. 대형 자재를 크레인으로 양중 작업할 때 신호수 역할을 하는 이민석(49·가명)씨는 “메모리가 없어서 못 산다고 하는데, P5 공사를 재개하면서 채용하는 인원도 늘어나고 있다”며 “3년간 평택캠퍼스 현장에서 일했는데, 공사 재개로 다시 돌아온 인력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P4에서 지난 1년간 전기 세팅 업무를 한 협력업체 소속 반장 김모(33)씨는 “공사 재개로 앞으로 업무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며 “예를 들어 월 300만원을 받고 일했다고 하면, 업무 시간이 늘어나면서 월 400만원까지 급여가 오를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건설 인력들이 주로 거주하는 숙소 월세도 급등 조짐이다. 평택 고덕신도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공사 중단으로 주변 상가는 빈 곳이 많아졌다”면서도 “그런데 이제 공사가 시작됐으니 원룸 월세는 65만원 수준에서 100만~12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까지 생산 거점을 확대할 예정인데, 이곳에는 최첨단 공장 6기와 발전소 3기 등이 들어선다. 2030년 1공장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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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공사 현장 건너편에서 점심시간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김소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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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메모리 수요 대응…600조원 투자 승부수 던진 SK
같은 날 찾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SK하이닉스(000660)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역시 피지컬AI 시대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국내에 60대밖에 없는 험지 트럭이 무려 16대나 투입돼 움직이고 있었고, 하늘로 치솟은 대형 크레인 수십 대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SK하이닉스 용인 팹 건설은 발파 공정을 통해 산을 깎아 넓은 공장 부지를 만들고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거대한 크기의 발파 석을 굴착기가 트럭에 싣고 험지 트럭이 실어 나르고 있었다. 건설 현장에는 공항 건설과 같이 대규모 토목공사에 투입되는 특수 장비인 험지 트럭, 일반 불도저의 3배 큰 초대형 불도저, 버킷 크기만 일반 굴착기(0.3㎥)의 3배인 1㎥에 달하는 굴착기 수십 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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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일원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SK하이닉스 1기 팹 건물이 일부 올라서고 있다. 수십 대의 대형 크레인이 설치돼 골조 공사가 한창인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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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팹은 부지, 전력, 용수 등 인프라 마무리 단계다. 올해 2월 삽을 뜨기 시작해 2027년 5월 첫 번째 클린룸 오픈을 위해 속도감 있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실제 반도체 생산 시설인 1기 팹은 이미 뼈대가 세워지고 건물이 어느 정도 올라간 상태였다. 그 외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 약품 등을 공급하는 ‘센트럴 유틸리티 빌딩’(CUB), 수자원을 재사용하는 데 필요한 ‘워터 웨이스트 트리트먼트’(WWT), 임직원 사무동 등 주요 시설의 골조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기존 계획보다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며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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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일원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파 석을 대형 굴착기가 험지 트럭에 싣고, 험지 트럭이 실어 나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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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 면적은 약 126만평으로, 그 중 60만평에 팹 1기~4기를 건설한다. 나머지 공간은 50여 개 소재·부품·장비 협력기업 단지와 주거시설, 공공시설, 집단에너지시설 등이 들어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용인 팹 1기가 청주 M15X 공장 6개에 해당한다”며 “용인 클러스터에 총 4개의 첨단 반도체 생산 팹을 건설, 약 600조원의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가 용수, 전력, 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신안성변전소에서 공급받는 전력은 지역 주민의 반발을 고려해 비용과 시간이 몇 배로 드는 지중화 방식을 택했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에서 만들어진 최첨단 AI 칩은 최근 개통한 남용인IC를 통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인천공항을 거쳐 엔비디아, AMD 같은 빅테크 기업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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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일원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SK하이닉스 1기 팹 건물이 일부 올라서고 있다. 수십 대의 대형 크레인이 설치돼 골조 공사가 한창인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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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클러스터 건설로 인해 인근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었다. 건설 인력들이 머물 숙소 월세는 120만원 수준까지 올랐고 그 지역 땅값은 크게 뛰었다. 공사를 담당하는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 조성에 하루 1000명, 1기 팹 공사에 수천 명이 투입돼 하루에 동원되는 인부 수만 1만2000여명 정도”라며 “발파 위주의 인프라 공사는 일요일에 할 수 없지만 팹 공사는 24시간 휴일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업계 한 고위인사는 “용인과 평택은 올해를 원년으로 해 피지컬AI로 구현될 AI 글로벌 패권경쟁의 전초기지”라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이곳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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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일원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파 석을 대형 굴착기가 험지 트럭에 싣고, 험지 트럭이 실어 나르고 있다. 대형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험지트럭은 전국에 60대밖에 없는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 16대가 투입돼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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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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