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의 당구 인사이트] 병오년에 꿈꾸는 ‘모두의 당구’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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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의 당구 인사이트] 병오년에 꿈꾸는 ‘모두의 당구’를 위한 제언

MK빌리어드 2025-12-31 21:09:40 신고

3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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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친화적 환경과
MZ세대 즐길 콘텐츠는
당구계 공통의 고민거리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프로와 아마추어 당구를 각각 관장하는 프로당구협회(PBA), 대한당구연맹(KBF) 수장이 신년사와 비전을 발표했다.

PBA 김영수 총재는 ▲개인투어와 팀리그 시스템에 관한 지속적 혁신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IT 기반 시스템 데이터 기술 도입 ▲팬 서비스 대폭 개선까지 세 가지 화두를 내세웠다. 성찰을 통한 미래 비전 제시다.

국내 여섯 번째 프로스포츠를 표방한 PBA는 19/20시즌 출범 이후 후원 기업 확보를 바탕으로 남녀 개인투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이어 후원 기업의 당구단 창단을 끌어내며 팀리그를 출범, 팀스포츠 정체성까지 입히는 데 성공했다. 올해 하림드래곤즈가 창단하며 출범 여섯 시즌 만에 10구단 체제가 됐다.

KBF-PBA, 한국당구 미래 위해 머리 맞대야
‘당구는 프로화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뜨린 PBA는 공격적인 정책, 비전을 통해 후원 기업의 이탈을 막고 안정적인 생태계를 꾸리는 데 주력해 왔다. 다만 진정한 프로 종목으로 도약하려면 ‘생태계 유지’에 포커스를 둔 정책에서 진일보해야 한다. 프로스포츠가 장기 비전을 꾸리려면 ‘선수(협회), 스폰서(기업), 팬, 미디어’ 4대 요소를 고르게 충족하는 정책을 펼치고 이행해야 한다. 프로스포츠는 ‘직업으로 하는 스포츠’다. 아마추어 스포츠가 개인 요구에 근거하는 것이라면 프로스포츠는 대중 인기에 영합, 흥행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사회의 요구를 전제로 존재한다.

냉정하게 PBA는 4대 요소 중 선수, 스폰서의 정체성만 명확하다. 팬과 미디어의 현장 접근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뼈대 구축에 핵심 요소였던 케이블 등 방송사는 필수 요소로 여기지만 평시 보도 기능을 하는 출입 기자단과 팬을 고려한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견해가 많다. 기본적으로 개인투어 결승전 등 주목받는 매치업을 방송과 연계하려고 프로야구 경기 시간대를 피한 오후 9시 이후에 주로 편성한다. 종종 자정을 넘어 경기가 끝나는 터라 출입 기자단과 팬이 현장에서 호흡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PBA는 방송에 특화한 콘텐츠로 인식한다. 현장에서 다채로운 이야기가 쏟아지는 다른 종목과 대비된다.

자연스럽게 출입기자단의 보도 역시 경기 또는 선수 스토리 위주에 국한, 한계에 다다랐다. 팬 친화적인 콘텐츠를 양산하고, 프로스포츠답게 유의미한 스탯을 실시간으로 엿보고 기사화할 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게 수반되지 않으면 무늬만 프로스포츠일 뿐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 PBA 내부 시스템 고도화는 물론, 홍보 인력이 톱니바퀴처럼 빡빡하게 굴러가는 투어 일정에 매몰돼 형식적으로 보도자료를 쓰는 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본질적 업무를 하도록 개편해야 한다.

대한당구연맹(KBF)서수길 회장은 비전선포식에서 ▲학교 여성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종목 체제 변화 ▲디비전 리그 고도화 ▲당구의 스포츠 가치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중 여성과 젊은 세대 공략은 다른 프로 스포츠 역시 핵심 비전이 됐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국내 프로 종목 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관중 1000만 명을 넘기고 올해 1200만 명 시대를 열어젖혔다. 여성과 MZ세대 참여율 수직 상승과 궤를 같이한다. 이들에게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 경기를 즐기는 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장으로 거듭났다. 반면 국내 스포츠 ‘최고 흥행 콘텐츠’로 불려온 축구 국가대표 A매치 경기장은 썰렁해졌다. 한때 손흥민 이강인 등을 지지하는 수많은 여성팬이 몰려 어느 곳이든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흥행력이 이전만 못하고 대한축구협회 행정 논란 등이 겹쳐 관중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여성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MZ세대가 즐길 콘텐츠를 연구하는 건 KBF를 넘어 PBA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두 단체가 이 지점을 통해 한국 당구 미래를 함께 고민한다면 모든 당구인이 바라는 상생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두 단체가 병오년 새해 각자 사업과 프로젝트만 해나가는 ‘마이 웨이’가 아닌 한국 당구 미래 지향적 행보에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각자 비전은 프로와 아마, 어느 한쪽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화합을 통해 비전을 구체화한다면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당구계가 꿈꾸는 ‘모두의 당구’ 문화에 가까워질 것이다. [김용일 칼럼니스트/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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