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국산 게임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브컬처 장르의 위상이다. 과거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던 수집형 RPG와 애니메이션풍 게임은 이제 대형 게임사들의 핵심 프로젝트로 이동했다.
장르의 확장과 캐릭터 IP를 중심으로 한 장기 서비스는 글로벌 팬덤 확보를 겨냥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특히 고품질 비주얼과 신선한 연출이 결합되며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기술적 기준 역시 한 단계 끌어올려지고 있다.
우선 스마일게이트의 서브컬처 라인업인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시간'을 핵심 키워드로 삼는다. 실시간 턴제 전투와 타임 루프 구조를 결합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고 컨트롤나인이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RPG다.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제작 중이며, 정교한 2D 비주얼과 애니메이션풍 연출을 통해 글로벌 서브컬처 팬층을 겨냥한다.
플레이어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멸망의 위기에 처한 시대를 구원하기 위해 소녀 캐릭터들과 함께 싸운다. 공개된 키 비주얼은 세 명의 주인공이 신비로운 관문 앞에 선 장면을 묘사하며,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서사를 암시한다. 세계관은 반복되는 시간과 운명, 미래를 바꾸려는 의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트 디렉터 김형섭(필명 혈라)은 승리의 여신: 니케, 라스트 오리진 등으로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로, 미래시 특유의 세밀하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 디자인을 주도했다. 작품은 2D 애니메이션 PV와 OST 협업 등 미디어믹스 전략을 통해 몰입감 있는 서브컬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캐릭터 서사와 세계관 전개에 비중을 둔 설계로, AGF 공개 이후 서브컬처 팬층의 관심을 모았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작품을 통해 MMORPG 외 장르에서도 캐릭터 IP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넥슨의 차세대 서브컬처를 상징하는 작품은 프로젝트 RX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주축이 된 RX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캐릭터와의 교감, 일상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핵심 축으로 삼는다. 전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 관계 형성을 강조하는 설계가 특징이다.
블루 아카이브 한국·글로벌 서비스를 총괄했던 차민서 PD가 RX스튜디오를 이끌고 있으며, 당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던 유토카미즈가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다.
프로젝트 RX는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사실적인 조명과 질감 표현을 구현한다. 캐릭터의 생활 동선, 공간 상호작용, 전투 시각 효과 등을 통해 몰입감 높은 3D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플레이어 참여형 스토리텔링과 서브컬처 미학을 결합한 연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넥슨은 이 작품을 통해 장기 서비스와 글로벌 팬덤 형성을 목표로 한 서브컬처 IP 구축에 나선다.
같은 맥락에서 넥슨이 최근 사전등록을 시작한 아주르 프로밀리아 역시 2026년 서브컬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벽람항로'로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만쥬게임즈가 개발한 이 작품은 판타지 월드 RPG를 표방하며, 전투 중심 구조에 머물지 않고 탐험과 생활 요소를 폭넓게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는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인 '키보'와 교감하며 전투와 모험은 물론, 건설과 농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캐릭터 중심의 감성과 세계관 몰입을 중시하는 만쥬게임즈의 개발 방향에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이 더해지며, 장기적인 서비스와 글로벌 팬덤 형성을 동시에 겨냥한 서브컬처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풍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통해 서브컬처 장르에서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작품은 실시간 태그 전투와 속도감 있는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다.
감각적 연출과 서브컬처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도쿄게임쇼, 파리 게임 위크, AGF 2025 등 주요 국제 행사에서 시연되어 주목받았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연출과 컷신이 강점이며 전투 시스템은 조작 숙련도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게임은 실시간 액션 전투를 기반으로 하고 각 캐릭터 고유의 스킬과 연계 시스템을 활용한 ‘헌팅 액션’을 특징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팀을 구성해 다양한 보스 몬스터와 협력 또는 솔로 전투를 벌이게 되며, 캐릭터 성장과 장비 수집 요소가 함께 포함된다. 엔씨는 기존 MMORPG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액션성과 연출을 앞세운 서브컬처 게임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넷마블은 2026년 서브컬처 라인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중 하나다. 먼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다. 심리스 오픈월드 구조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채택해 모바일을 넘어 PC와 콘솔 시장까지 동시에 겨냥한다.
게임은 원작 이후의 시점을 다루며, 주인공 멜리오다스와 엘리자베스의 아들인 트리스탄을 중심으로 새로운 멀티버스 세계관을 전개한다. 플레이어는 브리타니아 대륙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원작과 후속작 묵시록의 4기사의 등장인물뿐 아니라 오리지널 캐릭터들과의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플레이어는 실시간으로 영웅을 교체하는 태그 전투 시스템과 캐릭터 간 협동기를 활용한 전략 전투를 즐길 수 있다. 2025년 서머 게임 페스트,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주요 국제 게임쇼에서 연속으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글로벌 기대를 모았다.
이어지는 '몬길: 스타다이브'는 '몬스터 길들이기' IP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실시간 태그 전투와 언리얼 엔진 5 기반 그래픽을 통해 원작의 수집 재미를 액션 중심 구조로 확장했다.
언리얼 엔진 5 기반 그래픽과 멀티 플랫폼 전개로, 넷마블의 글로벌 대표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모험가 클라우드와 그의 소꿉친구 베르나, 몬스터를 흡수해 길들이는 특별한 존재 야옹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플레이어는 몬스터를 포획·수집·합성하며 성장시키는 '몬스터링 컬렉팅' 시스템을 통해 세계를 탐험한다.
게임은 3인 파티 기반 실시간 태그 전투를 핵심으로 하며, 캐릭터 교체와 스킬 연계로 박진감 있는 액션을 제공한다. 고품질 스토리 컷신과 시네마틱 연출이 특징이며, 각 캐릭터의 스킬 조합과 속성 상성을 활용한 전략 전투를 지원한다. 넷마블은 위 두 작품을 통해 IP 활용과 게임성 모두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춘 서브컬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C'는 기존 수집형 RPG와 결을 달리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기반 서브컬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마법 학교의 멘토로 분해 개성 넘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게임 내 발생하는 여러 이벤트와 선택지는 캐릭터의 성장 방향과 성격, 인물간 관계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로젝트 C는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제작중이며 캐릭터의 매력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수집, 육성, 전투를 통해 성장시켜 나갈 수 있으며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작품 내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교복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 복장을 갖추고 있으며 학생 개개인의 취향과 고민이 담긴 서사가 준비됐다. 플레이어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캐릭터들이 지닌 잠재력을 끌어내고, 함께 학교를 위협하는 적들에 맞서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작품을 통해 캐릭터 중심 IP 확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웹젠은 테르비스로 서브컬처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 테르비스는 웹젠이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애니메이션풍 연출과 캐릭터 중심 스토리텔링을 내세운 신작이다. 한국과 일본 시장을 동시 공략하며, 웹젠의 대표 IP ‘뮤(MU)’에 이어 새로운 장기 IP 확보를 목표로 한다.
테르비스는 이세계의 '구원자'가 되어 신적 존재와 함께 세계를 지키는 여정을 다룬다. 고품질 2D 애니메이션 연출과 세밀한 캐릭터 모션을 갖췄으며, '여신' 캐릭터 역에는 인기 성우 미나세 이노리가 참여했다. CBT에서는 챕터 4까지의 메인 스토리, 인연 스토리 6종, 아레나·마수의 둥지 등 협동 및 대전 콘텐츠를 제공했다
전투 중 연출되는 스킬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서사는 서브컬처 팬층을 정조준한다. MMORPG 중심이었던 웹젠의 라인업에서 비교적 이례적인 시도로, 포트폴리오 확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운드13이 개발 중인 '드래곤소드'는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오픈월드 액션 RPG다.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수준급 그래픽과 스타일리시한 전투 시스템을 갖춘 대형 프로젝트로, 2026년 모바일과 PC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다. 게임의 무대는 여신의 희생으로 평화를 되찾은 오르비스 대륙이다. 플레이어는 신비한 힘을 지닌 소년 ‘류트’로서 용병단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플레이어는 세 명의 캐릭터를 실시간 전환하며 태그 액션 전투를 수행한다. 공중 콤보, 넉백, 다운 등 물리적 타격감과 전략적 스위칭 시스템을 결합해 빠르고 강렬한 액션을 구현한다. 등반, 비행, 수영, 채집 등 다양한 오픈월드 상호작용과 퍼즐형 던전이 포함돼 있다.
광활한 필드 탐험과 대형 보스 공략 중심 구조를 통해 협동 플레이 비중을 높였으며, 캐릭터 액션의 손맛을 전면에 내세운다. 서브컬처 스타일을 차용했지만 전투 설계는 콘솔 액션 RPG에 가깝다는 평가다.
NHN의 '어비스디아'는 NHN이 퍼블리싱하고 링게임즈가 개발한 3D 서브컬처 수집형 RPG다. '킹스레이드' 개발진이 참여한 신작으로, 일본에서 2025년 8월 선출시 후 무료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게임은 '어비스 슬릿'이라 불리는 세계를 오염시키는 검은 공간과, 이를 정화할 수 있는 존재 '조율사'의 여정을 그린다. 플레이어는 조율사가 되어 왜곡된 에너지를 '조율'하며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와 함께 전투와 일상을 경험한다. 음악과 파동, 하모니를 주제로 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전투는 4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참여하는 실시간 방식으로, 캐릭터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호감도 콘텐츠 ‘같이 먹자’는 캐릭터와 식사를 함께하며 교감을 쌓는 시스템으로, 단순한 성장 요소를 넘어 연출과 서사 몰입을 강화했다. AGF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후, 캐릭터 중심 설계와 세계관 구성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NHN은 이 작품을 통해 일본을 포함한 해외 서브컬처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브컬처 장르는 더 이상 실험적 시도가 아니다. 2026년을 향한 국산 게임사들의 라인업은 이 장르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릭터 중심 설계와 글로벌 팬덤, 멀티 플랫폼 전략이 결합되며 서브컬처 게임은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 혹은 한국 게임 산업의 또 다른 주력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 판단 역시 내년 시장의 선택에 맡겨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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