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권혜은 기자] 덴마크의 우체국 편지 배달 서비스가 30일(현지 시각)을 마지막으로 400년 만에 중단된다.
CNN에 따르면 덴마크의 국영 우편 서비스인 포스트노르드는 이날을 끝으로 400년 넘게 이어져 온 국가 차원의 편지 배달 서비스를 공식 종료했다. 이에 따라 포스트노르드는 우편 관련 인력 약 1500명을 감축하고, 덴마크 전역에 설치된 빨간색 우체통 1500개도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대신 온라인 쇼핑 확산 흐름에 맞춰 소포 배송에 집중할 방침이다.
유럽에서 우체국의 편지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덴마크가 처음이다.
덴마크는 만 15세 이상 인구의 97%가 정부 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 '미트아이디(MitID)'에 가입했을 정도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국가다. 공공 행정 전반에서 전자우편을 통한 문서 송·수신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
안드레아스 브레스바드 포스트노르드 대변인은 "거의 모든 덴마크인이 완전히 디지털화된 상황에서 종이 편지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현재 대부분의 소통은 전자 우편함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전자상거래와 소포 시장이 전통적인 우편 시장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덴마크인들은 실물 편지를 보내기 위해 각 상점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접수해야 한다.
편지 배송은 민간 배송사인 다오(DAO)가 유료로 맡는다. 다만 다오의 편지 배달 서비스는 접수와 결제가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디르크 판 미르트 네덜란드 하위헌스 연구소 교수는 "수세기 동안 편지가 가능하게 했던 지식 네트워크가 온라인 형태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편지는 디지털 매체보다 더 친밀한 메시지를 담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일반 우편 배달을 기존 주 6일(월~토)에서 평일 2~3일로 줄였고, 프랑스도 내년부터 우편 이용 감소를 이유로 우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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