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가 부엌까지 스며드는 날이면 불 앞에 오래 서는 일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달콤한 디저트를 아예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집에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찾게 되는 이유다.
이럴 때 떠오르는 선택지가 '아이스크림 튀김'이다. 오븐이나 특별한 조리 도구 없이 냉동실에 있는 아이스크림 하나로 만들 수 있다. 겉은 짧은 시간에 바삭하게 굳고, 속은 차가운 상태로 남는 식감이 특징이다. 조리 시간은 길지 않지만, 순간적인 온도 차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갈린다.
아이스크림 튀김은 준비가 반이다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다. 개별 포장 바닐라 아이스크림 1개 기준이다. 조리대 위에는 감자 전분 1큰술, 계란 1개를 풀어 만든 계란물, 빵가루 2컵을 미리 준비하고 각각 넓은 접시에 얇게 펼쳐 둔다. 중간에 재료를 찾으러 이동하지 않는 동선이 중요하다.
감자 전분은 아이스크림 표면에 얇게 묻힐 정도면 충분하다. 한 큰술을 전부 쓰기보다 전체를 굴려 고르게 코팅하는 용도다. 전분을 묻힌 뒤 바로 계란물에 담근다. 계란물은 아이스크림 전체가 잠길 정도면 되며 오래 담그지 않는다. 이어서 빵가루 2컵 중 일부를 덜어 아이스크림을 덮는다. 손으로 가볍게 눌러 빈틈 없이 입힌다. 남은 빵가루는 보충용으로 사용한다.
이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은 30초를 넘기지 않는다. 손의 열이 오래 닿을수록 겉면이 말랑해진다. 준비된 계량만 정확히 맞추고, 순서를 끊지 않고 이어간다. 이렇게 해야 튀김 과정에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짧은 튀김 시간으로 식감 살리는 방법
냄비에는 식용유를 넉넉히 붓는다. 약불에서 천천히 예열한다. 처음부터 센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빵가루 한 조각을 떨어뜨렸을 때 바로 떠오르면 적정 온도다. 온도가 낮으면 빵가루가 기름을 흡수해 눅눅해진다. 반대로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겉면만 급하게 익는다.
아이스크림은 한 번에 한 개씩 넣는다. 튀김 시간은 10초 안쪽이다. 젓거나 뒤집지 않는다. 겉면이 연한 갈색으로 변하는 순간 바로 건져낸다. 지체하면 내부 아이스크림이 풀린다. 키친타월 위에 올려 남은 기름만 제거한다. 이 단계에서도 오래 두지 않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차갑게 남기는 타이밍
완성 직후 바로 자른다. 칼은 미리 물에 적셔 사용한다. 힘을 주어 누르지 않는다. 단면을 가르면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그대로 드러나고 겉은 얇고 단단하다.
한입 베어 물면 먼저 바삭한 식감이 느껴지고, 곧바로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퍼진다. 튀김옷의 고소함과 아이스크림의 단맛이 짧은 순간에 이어진다. 기름 맛이 남지 않아 입안이 무겁지 않다.
아이스크림 튀김과 어울리는 소스 3가지
아이스크림 튀김은 그대로 먹어도 완성도가 높다. 소스를 곁들이면 맛의 방향이 달라진다. 바삭한 겉면에는 점도가 있는 소스가 잘 어울린다. 준비 과정도 어렵지 않다.
첫 번째는 초콜릿 소스다. 다크초콜릿 50g과 생크림 100ml를 준비한다. 생크림을 약불에서 데운 뒤 불을 끄고 초콜릿을 넣어 녹인다. 부드럽게 섞으면 윤기 있는 소스가 완성된다. 따뜻한 상태로 곁들이면 튀김의 온기와 아이스크림의 차가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두 번째는 카라멜 소스다. 설탕 5스푼과 물 2스푼을 냄비에 넣고 중불에서 끓인다. 색이 짙은 호박색으로 변하면 불을 끈다. 뜨거운 물을 소량 넣어 농도를 맞춘다. 쌉싸름한 단맛이 아이스크림의 단맛을 정리해준다.
세 번째는 연유 시럽이다. 연유 3스푼에 우유 1스푼을 섞는다. 농도를 묽게 조절하면 겉면에 고르게 묻는다. 가열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단맛 조합이 안정적이다.
아이스크림 튀김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바닐라 아이스크림 1개, 계란 1개, 감자 전분 1큰술, 빵가루 2컵, 식용유 적당량
■ 만드는 순서
1.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약불에서 예열한다.
2. 계란을 풀어 계란물을 만든다.
3. 접시에 감자 전분을 얇게 펼친다.
4. 아이스크림을 전분에 고르게 묻힌다.
5. 계란물에 담갔다가 바로 빵가루를 입힌다.
6. 빵가루를 손으로 눌러 빈틈 없이 덮는다.
7. 기름 온도를 확인한 뒤 아이스크림을 넣는다.
8. 10초 이내로 튀긴 뒤 바로 건져낸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전분은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 빵가루는 노출 면이 없도록 덮는다.
- 튀긴 직후 바로 자르고 바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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