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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50억 달러(약 7조2200억원) 규모의 인텔 지분을 인수했다. 이번 투자에 따라 엔비디아는 인텔의 x86 설계도(아키텍처) 기술에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 결합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칩 설계 스타트업 기업인 그로크와 200억 달러(약 28조8800억원) 규모의 우회 인수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 러시를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 차원으로 본다. 두 투자에서 파운드리 관련 내용이 포함되진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AI 칩 제조를 위해 TSMC에 의존하는 비중을 축소하려는 복안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텔은 18A(1.8나노급), 14A(1.4나노) 공정 양산 등 첨단 공정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 확보한 금액으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엔비디아는 이를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그로크와 삼성전자의 우호적 관계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로크는 2023년 8월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을 통해 자사의 AI 언어처리장치(LPU)를 제조한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다변화에 나선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TSMC 독점 구조의 여파로 풀이된다. 구글, AMD 등 경쟁사들이 TSMC의 제한된 생산능력(캐파)을 두고 수주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물량 확보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TSMC는 내년 1월부터 3나노 이하 공정 단가를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2029년까지 매년 이어질 전망이다. 가격 상승 폭은 3~10%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TSMC의 가격 인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는 업계에 파다하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지형이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 업계 2위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광폭 행보를 등에 업고 테슬라, AMD 등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테슬라 이후 대형 수주 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들도 많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71.0%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전자는 6.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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