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AI 사용 어디까지?"...'33원정대' GOTY 실격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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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AI 사용 어디까지?"...'33원정대' GOTY 실격 찬반 논쟁

포인트경제 2025-12-31 14:09:37 신고

3줄요약

생성형 AI 사용이 드러난 ‘33원정대’…IGA의 실격
TGA는 결과물의 완성도, IGA는 제작 과정의 순수성 기준으로
AI 활용, 창작의 본질 훼손인가, 효율적 도구인가 논쟁

[포인트경제] 2025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며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9관왕을 휩쓴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이하 33원정대)'가 '인디 게임 어워즈(IGA)'에서는 수상을 박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원인은 생성형 AI 사용이었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개발 과정 중 일부 에셋 제작에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IGA 주최 측은 지난 21일 33원정대의 모든 수상을 취소하고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IGA(Indie Game Awards) 로고 [사진=IGA 홈페이지] (포인트경제) IGA(Indie Game Awards) 로고 [사진=IGA 홈페이지] (포인트경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두 시상식이 가진 서로 다른 AI 가이드라인에 있다.

TGA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을 취한다. 주최자 제프 케일리는 평소 AI 기술이 창작자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 TGA의 심사 기준은 '최종 결과물이 게이머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했는가'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33원정대의 그래픽과 턴제 전투 시스템은 AI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반면, IGA는 규정 자체가 엄격하다. 이들은 인디 게임의 본질을 '독창적 창작'에 둔다. IGA는 출품작들에게 개발 전 과정에서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서약을 요구하는데,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개발 초기 배경 설정과 에셋 생성 단계에서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IGA 측은 규정 위반이 명백하다고 판단하고 33원정대의 모든 수상 내역을 즉각 취소하고, 향후 심사 대상에서도 제외한다고 밝혔다.

IGA는 공식 입장을 통해 "AI 활용 여부와 그 비중을 떠나, 개발 과정에 생성형 AI가 개입된 순간 해당 작품은 인디 게임 어워즈의 정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규정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순수 창작을 전제로 성립된 어워즈의 신뢰와 공정성 훼손을 견제한 것이다.

게이머들은 특히 33원정대가 그간 독창적인 인디 게임으로서 기대를 받아왔던 만큼, 규정 위반 사실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수상 취소 이후 장르적 독창성을 내세운 개발사의 해명에 대해서도, 핵심 설정과 에셋까지 AI의 도움을 받은 뒤 인디의 정체성을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냉소가 나오고 있다.

△ AI 없는 AAA급 개발은 불가능한가?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사진=샌드폴 인터렉티브] (포인트경제)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사진=샌드폴 인터렉티브] (포인트경제)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논란이 급변하는 게임 제작 환경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33원정대는 인디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겉모습은 거대 자본이 투입된 AAA급 게임에 육박하는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이처럼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 규모 개발사가 대형 게임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는 AI를 통한 리소스 효율화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미 수많은 상용 개발 툴에 AI 기능이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시대인 만큼, 생성형 AI 활용을 이유로 개발자의 모든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인디 스튜디오가 생존하기 위해 기술적 보조를 받는 것을 무조건적인 부정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론적 의문이 생기고 있다.

△ 게이머들의 엇갈린 시선: "결과물 우선" vs "과정의 순수"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IGA의 결정을 옹호하는 진영은 "우리가 향유하는 인디 게임의 가치는 개발자의 순수한 창작열에서 나온다"며, AI 사용 사실이 은폐된 것은 인디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한다. 그 중 일부는 '블루 프린스'와 같은 전통적 인디 게임이 다시 조명받게 됐다며 반기기도 했다.

반대로 기술 수용에 관대한 이들은 "게이머가 즐기는 것은 최종적인 완성도이지 개발 일지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AI를 영리하게 활용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훌륭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는 오히려 산업 전반에 이득이 되는 혁신이라는 논리다.

결국 이번 논란은 AI가 '혁신적 도구'인지 '모방의 수단'인지의 창작에 대한 가치관 충돌로 이어지고, 이는 게임 산업의 다음 단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 소모적 논쟁보다 'AI 활용' 합의점 필요

기술은 규정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창작물과 순수 인간의 창작물을 구분하는 경계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이제 게임계는 소모적인 찬반 논쟁을 넘어, AI 사용의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기술의 활용을 어디까지 창의성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33원정대가 남긴 9개의 트로피와 하나의 실격 결정은, 우리가 어떤 가치의 게임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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