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의 30년, 왜 지금 다시 묻는가...중국 금지도서가 뜨는 이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마오쩌둥의 30년, 왜 지금 다시 묻는가...중국 금지도서가 뜨는 이유

월간기후변화 2025-12-31 10:17:00 신고

 

▲ 프랑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    

 

마오쩌둥은 여전히 중국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동시에 세계사에서는 20세기 최악의 독재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이 모순된 평가의 한가운데에 프랑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이 있다.

 

중국에서는 철저히 금서로 묶였지만, 서구 학계에서는 중국 현대사를 다시 쓰게 만든 결정적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 책이 불편한 이유는 마오쩌둥 개인을 비난해서가 아니다.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권력이 어떻게 인민을 파괴했는지를, 감정이 아닌 기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혁명은 정말 인민을 해방했는가


중국 공산주의 혁명은 오랫동안 긍정적으로 해석돼 왔다. 군벌 정치의 종식, 토지 개혁, 문맹 퇴치, 여성 지위 향상 같은 성과가 강조됐다. 폭력과 탄압은 있었지만, 낡은 사회에서 새로운 국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희생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디쾨터는 이 통념 자체를 질문한다. 정말로 인민을 위한 혁명이었는가, 아니면 새로운 독재 체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는가. 그의 답은 단호하다. 혁명은 해방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강제와 공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공포의 정치


‘해방의 비극’이 다루는 혁명 초기 풍경은 이상과 거리가 멀다. 토지 개혁은 정의의 이름으로 추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개 비판, 구타, 처형이 이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일탈이 아니라 정책의 일부였다는 점이다. 공산당은 농촌 사회를 완전히 해체해야만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고, 폭력은 그 목표를 위한 수단이었다. 이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단순히 부유층이 아니었다. 중산층, 지식인, 종교인까지 ‘적’으로 분류됐다. 해방은 기존 질서에서 벗어났다는 뜻이었지만, 동시에 공포에 기반한 국가로 편입됐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대약진운동, 실패가 아니라 선택이었다


대약진운동과 대기근은 흔히 무리한 정책 실험이나 자연재해의 결과로 설명돼 왔다. 디쾨터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굶주림은 몰라서 벌어진 사고가 아니라, 알고도 감수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중앙 정부는 허위 생산 보고가 난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농촌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보고도 받았다. 그럼에도 곡물 징발은 멈추지 않았다. 도시에 공급해야 했고, 해외 원조 약속을 지켜야 했으며, 국가 체면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민의 생존은 국가 목표보다 뒤로 밀렸다. 디쾨터가 대약진운동을 ‘인재’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는 무능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였다.

▲ 문화대혁명, 위에서 시작해 아래로 번진 폭력    

 

문화대혁명, 위에서 시작해 아래로 번진 폭력


문화대혁명은 흔히 선동당한 홍위병의 폭주로 기억된다. 그러나 디쾨터는 이 사건을 훨씬 냉정하게 바라본다. 문화대혁명은 마오쩌둥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작한 정치 행동이었고, 동시에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폭력의 시대였다.

 

학생은 교사를 끌어내렸고, 이웃은 이웃을 고발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개인적 원한과 기회주의가 폭력을 증폭시켰다. 이 시기 중국 사회는 위에서 강요된 폭력과 아래에서 자발적으로 실행된 폭력이 맞물리며 붕괴했다. 인민은 일방적인 피해자만은 아니었다. 많은 경우 공범이었다.

 

마오 시대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중국에는 여전히 ‘공 7, 과 3’이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혁명과 국가 건설이라는 공이 더 크고, 희생은 불가피했다는 논리다. 디쾨터는 이런 계산법을 거부한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폭력을 자행했다면, 그것은 성과로 상쇄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마오쩌둥을 스탈린에 필적하거나 그를 넘어서는 독재자로 규정한다. 이 평가는 도발적이지만,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발전과 학살을 같은 저울에 올려도 되는가. 이 질문 때문에 ‘인민 3부작’은 불편하고, 그래서 금서가 되었다.

 

‘인민 3부작’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권력이 어떻게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폭력을 조직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혁명, 발전, 대의 같은 말이 어떻게 개인의 생존을 밀어내는지를 차분하게 드러낸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중국의 과거를 이해하는 동시에, 어떤 사회든 같은 길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주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를 향한 경고처럼 읽힌다.

Copyright ⓒ 월간기후변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