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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30일까지 집계된 4D, 3D, 아이맥스(IMAX) 등 특별관 매출은 약 1098억 원으로, 전년 동기(728억 원) 대비 370억 원 증가했다. 단순한 증가 폭만 놓고 봐도 의미가 크지만, 더 주목할 지점은 전체 극장 매출에서 특별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4%에서 올해 10.6%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는 극장 산업이 더 이상 관객 수 확대만으로 수익을 방어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관객의 극장 방문 빈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극장들은 회차 수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1회 관람당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특별관은 그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했다.
특히 올해는 4D 상영관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년까지만 해도 매출 비중에서 아이맥스가 3.1%를 차지한 반면 4D는 1.7%에 그쳤지만 올해는 아이맥스 3.9%, 4D 3.3%로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이는 대형 스크린 중심의 몰입형 관람에서 신체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형 관람으로 관객의 선호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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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은 콘텐츠 성향과도 맞물려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 ‘F1 더 무비’,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주토피아2’ 등은 이야기 자체보다 속도감, 액션, 공간감이 중요한 작품들로, 4DX와 같은 포맷에서 관람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족 관객과 팬덤 관객이 반복 관람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특별관 선택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은 특별관이 일회성 체험을 넘어 흥행의 증폭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CGV 4DX는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초기에는 일부 마니아층 중심으로 소비되던 4DX가 올해를 기점으로 주류 관람 포맷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티켓 가격 인상이 아니라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명확히 제시한 전략이 실제 매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별관의 파워는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올해 국내 개봉작 최고 흥행작에 오른 ‘주토피아2’는 중국 시장에서도 4DX 상영 타입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특별관 전략이 한국 극장 산업만의 생존 해법이 아니라, 글로벌 극장 산업 전반에서 통용 가능한 모델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지속 가능하려면, 특별관에 적합한 콘텐츠 공급이 꾸준히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 역시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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