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터 산업, ‘슈퍼팬 경제’로 재편...한국형 팬덤 모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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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엔터 산업, ‘슈퍼팬 경제’로 재편...한국형 팬덤 모델 주목

한스경제 2025-12-31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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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플랫폼이 K팝 아티스트 중심으로 확장되는 산업에서 고밸류 팬 경험 운영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픽사베이
팬덤 플랫폼이 K팝 아티스트 중심으로 확장되는 산업에서 고밸류 팬 경험 운영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픽사베이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팬덤 플랫폼이 K팝 아티스트 중심으로 확장되는 산업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중심에는 ‘슈퍼팬’이라 불리는 상위 핵심 팬층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의 참여·구매·재방문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구조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글로벌 스트리밍·SNS 플랫폼이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중심으로 경쟁해 왔다면 한국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고밸류 팬 경험 운영 방식’을 만들어냈고 이 모델이 이제 글로벌 IP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팬덤 플랫폼은 아이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통과 굿즈 판매, 멤버십 같은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팬이 존재하는 모든 IP가 ‘슈퍼팬 중심 비즈니스’로 전환되며 팬덤 플랫폼은 커뮤니티 도구를 넘어 IP의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OTT, 제작사, 공연 업계까지 플랫폼을 도입하며 기존에는 직접 구축하지 못했던 한국식 팬 경험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결국 산업의 지형은 장르 확장을 넘어 슈퍼팬의 참여를 어떻게 구조화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식 팬덤 모델이 글로벌 IP 비즈니스에 수출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 이 작품의 공식 팬 커뮤니티와 멤버십 서비스를 팬덤 플랫폼 비스테이지(b.stage) 기반으로 구축했다. K팝 아티스트가 아닌 글로벌 OTT 콘텐츠가 한국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해 팬덤 운영 체계를 도입한 첫 사례 중 하나로 단순 협업이 아닌 ‘운영 방식의 수출’에 가깝다.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와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Saja Boys)’ 세계관을 중심으로 팬은 멤버십에 가입하고 팬아트·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서사를 함께 확장한다. 멤버십 키트·굿즈·글로벌 팬 이벤트·팝업스토어 예약 등 한국식 슈퍼팬 구조가 그대로 적용됐고 플랫폼 기반 현장 수령·굿즈 구입 동선 설계 같은 고관여 방식은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구현하지 않았던 영역이다.

이 사례는 OTT 콘텐츠가 단순 ‘시청 후 이탈’이 아니라 시청자를 슈퍼팬으로 전환시키고 세계관 기반의 지속적 참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식 팬 경험 운영 모델이 글로벌 IP 산업의 새로운 수익 구조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증명한 것이다.

팬덤 플랫폼 경쟁 중심은 이제 MAU나 일시적 트래픽이 아니라 얼마나 ‘슈퍼팬’을 오래 남기고 이들의 참여·구매·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디어유 버블, 베리즈, 위버스, 비스테이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슈퍼팬 경제’를 구축하며 각자 고유한 모델을 형성해 왔다.

디어유 ‘버블(bubble)’은 플랫폼 중 가장 명확하게 ‘1대1 친밀성’을 수익 모델로 고도화한 서비스다. 버블은 팬이 아티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마치 개인적 대화를 나누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며 감정 교류를 기반으로 한 장기 잔존율을 만들어냈다. 소셜 미디어 팔로잉과는 다른 차원의 팬 로열티를 형성하며 배우·래퍼·캐릭터 등 비(非)K팝 장르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슈퍼팬이 원하는 것은 ‘가까움’이라는 감정적 니즈라는 점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베리즈(Berriz)’는 ‘세계관 기반 참여형 팬덤’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 베리즈는 단순 커뮤니티가 아니라 팬이 작품 속 캐릭터와 직접 대화하고 AI 페르소나를 통해 서사를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드라마 ‘바니와 오빠들’의 캐릭터 페르소나 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팬이 세계관에 참여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은 기존 플랫폼에서는 구현되지 않았던 형태로 ‘서사형 슈퍼팬’이 머물 수 있는 플랫폼적 조건을 만들어냈다. 이는 팬 커뮤니티를 넘어 콘텐츠 IP 자체의 가치와 생애 주기를 확장시키는 구조다.

하이브엔터테인먼트 ‘위버스(Weverse)’는 글로벌 K팝 시장에서 대표적인 슈퍼팬 경제 플랫폼 중 하나로 평가된다. 방탄소년단(BTS)·세븐틴·르세라핌 등 초대형 팬덤을 기반으로 멤버십·굿즈·콘서트 콘텐츠·티켓팅·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아우르는 통합 상거래형 팬덤 생태계를 완성했다. 최근 도입한 디지털 멤버십은 광고 제거, 팬레터 무제한, 오프라인 다운로드, 번역 기능 등 ‘슈퍼팬이 실제 원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됐고 이는 3분기 MAU 1160만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티몰·QQ뮤직 등 중국 시장으로의 확장은 ‘슈퍼팬 기반 플랫폼 글로벌 확장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비마이프렌즈 ‘비스테이지(b.stage)’는 앞선 플랫폼들과 유사하지만 또다른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비스테이지는 지드래곤, T1 등 특정 장르의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팬덤을 구축하는 동시에 한국형 팬 경험 운영 방식을 전 세계 IP에 제공하는 ‘팬 경험 인프라’ 역할도 수행한다. 뮤지컬·트로트·코미디 등 장르 다변화를 넘어 글로벌 IP와 제작사·OTT까지 협업하며 팬 경험 전체를 기획·설계·운영하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으로 비스테이지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팬 커뮤니티 구축은 K팝식 멤버십·굿즈 경험을 애니메이션 IP에 자연스럽게 접목해 성공적인 ‘콘텐츠 기반 팬덤 모델’을 구현해 낸 사례다. 또한 영국 브릿팝 레전드 오아시스 내한을 맞아 비스테이지플러스에서 무료 예약 기반 공식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200여종 굿즈와 현장수령, 아디다스 협업 등 한국형 공연 팬 문화를 글로벌 아티스트에게 맞춤형으로 적용한 것은 해외 메가 IP가 한국식 팬 경험 모델을 선택한 상징적 순간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비스테이지는 한국형 팬덤 운영 방식을 해외 IP의 실제 사업 구조로 변환·수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시장에서 독자적인 포지션을 갖추고 있다.

결국 팬덤 플랫폼 경쟁력은 더 많은 IP를 보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IP 생애 가치를 슈퍼팬 중심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한국식 팬덤 모델은 이미 글로벌 IP 산업에서 재현 가능한 운영 구조로 자리잡았고 플랫폼들은 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기업’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IP가 한국식 팬 경험 체계를 도입하고 위버스와 비스테이지가 해외 시장에서 확장하며 성과를 내는 것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마침내 ‘팬 경험이 산업의 가치사슬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며 한국은 이 구조를 가장 먼저 고도화하고 전 세계에 수출하는 시장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팬덤 플랫폼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변 도구가 아니라 IP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산업은 기술 중심에서 팬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슈퍼팬의 경험을 더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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