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가스레인지에 고착된 기름때는 일반적인 세정제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이는 오염물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플라스틱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방치된 기름때는 보기에 지저분한 수준을 넘어 집안을 다 태워버리기도 한다.
2024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주방 화재의 60%가 가스레인지 기름때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신체 안전과 실내 위생 보호를 위해 올바른 청소법을 숙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베이킹소다'가 기름때를 녹이는 쉬운 원리
가스레인지의 찌든 때를 지우는 방식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이 만나 중화되는 과정에 있다. 주방 기름때는 시간이 흐를수록 공기와 만나 딱딱하게 굳으며 산성으로 변한다. 이때 산성과 반대되는 성질인 알칼리성을 가진 '베이킹소다'가 닿으면 화학 변화가 시작된다.
베이킹소다는 딱딱하게 굳은 기름을 비누처럼 물에 잘 녹는 액체 상태로 바꿔준다. 이 단계를 거치면 굳어있던 오염물이 부드럽게 변해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닦아내는 일이 가능하다. 기름과 세제가 만나 비누처럼 변하는 과정을 통해 눌러붙은 자국이 바닥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특히 높은 온도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세정 성분들이 딱딱하게 굳은 기름때의 작은 틈 사이까지 더 깊고 빠르게 파고든다. 따라서 베이킹소다 3큰술과 뜨거운 물 200ml를 섞어 만든 반죽을 오염 부위에 넉넉히 바르고 5분 정도 대기하여 때를 충분히 불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후 기름 찌꺼기가 표면으로 불어 올라오면 스펀지를 사용하여 한 번에 닦아낼 수 있다.
묵은때 제거를 위한 '뿔 헤라'와 '철 수세미'
세정제만으로 지워지지 않는 오래된 기름층은 도구를 써서 직접 밀어내야 한다. 이때 '뿔 헤라'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도구가 효과적이다. 이 도구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성질이 있어 가스레인지 버너 주변이나 좁은 구석에 낀 기름을 떼어낼 때 알맞다. 금속 칼처럼 날카롭지 않아서 가스레인지 표면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도 틈새에 낀 오염물만 긁어내는 일이 가능하다.
불꽃 주변에 까맣게 눌어붙은 자국은 '철 수세미'를 이용하면 잘 닦인다. 하지만 금속 수세미는 힘을 너무 세게 주면 반짝이는 가스레인지 표면을 거칠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살살 문지르는 강도 조절이 요구된다. 만약 자국이 너무 단단하다면 앞에서 만든 베이킹소다 반죽을 듬뿍 발라 찌꺼기를 충분히 말랑하게 불린 뒤에 닦아내는 순서가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청소 후 환기와 '광택제' 바르기
청소가 끝난 뒤에도 깨끗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관리가 중요하다. 철 수세미를 써서 가스레인지 표면에 작은 흠집이 생겼다면 스테인리스 전용 광택제를 발라 거칠어진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광택제 성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흠집 사이를 채워 기름때가 다시 쉽게 달라붙지 않게 막아준다. 부드러운 천에 약품을 묻혀 동그라미를 그리듯 문지르면 처음처럼 반짝이는 빛깔을 되찾는 데 효과적이다.
씻어낸 부품은 물기가 남지 않게 바짝 말려서 다시 끼우고, 청소할 때 쓴 세제 성분이 공기 중에 남지 않도록 30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가스레인지 화구 주변이 깨끗하면 가스가 남김없이 잘 타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일산화탄소가 생기는 양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주방에 미세먼지나 곰팡이가 퍼지는 일을 막아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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