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소울푸드'인데…일본인들은 기겁한다는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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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소울푸드'인데…일본인들은 기겁한다는 '한국 음식'

위키트리 2025-12-31 00: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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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시장이나 번화가를 걷다 보면 고소한 수증기를 내뿜으며 손님을 기다리는 노점이 눈에 띈다.

길거리 음식 자료사진 / Glowonconcept-shutterstock.com

떡볶이와 튀김, 이른바 ‘떡튀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순대다.

쫄깃한 식감과 짭조름한 맛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 음식은 한국인에게는 친숙하지만, 최근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는 음식으로 언급되곤 한다. 왜 익숙한 국민 간식이 이웃 나라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질까.

조선 시대 귀한 몸에서 오늘날 국민 간식까지

순대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조선 시대에는 육류가 귀했기 때문에 가축의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조리법이 중요했고, 순대는 그 과정에서 탄생한 음식 중 하나였다. 당시의 순대는 당면이 아닌 고기, 채소, 선지를 주재료로 사용해 명절이나 잔칫날에나 맛볼 수 있는 비교적 귀한 음식이었다. 오늘날 흔히 접하는 당면 순대는 1970년대 이후 당면이 보급되면서 대중화된 형태다.

순대 자료사진 / Romix Image-shutterstock.com

지역에 따라 순대의 모습은 여전히 다양하다. 전라도의 피순대는 선지를 풍부하게 사용해 진한 맛이 특징이고, 함경도의 명태순대는 생선 내장을 활용한 독특한 방식이다. 속초 지역의 아바이순대는 굵은 대창을 사용해 씹는 맛이 강조된다. 이처럼 순대는 단순한 길거리 음식이라기보다, 지역성과 생활사가 축적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순대 앞에서 주춤하는 이유

반면 일본인 관광객들이 순대를 처음 접할 때 가장 크게 느끼는 장벽은 시각적인 요소다. 선지가 들어가 만들어진 특유의 검붉은 색은 일본 식문화에서는 흔치 않다. 일본 요리에서는 식재료에서 피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기본에 가깝기 때문에, 피를 그대로 활용해 색과 맛을 낸 순대는 낯설고 부담스러운 인상을 준다. 일부 일본인들이 “처음에는 음식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순대국밥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향에 대한 인식 차이도 있다. 일본에도 돼지나 소의 내장을 활용한 모츠나베나 호르몬 구이 같은 요리가 있지만, 대체로 손질 과정에서 냄새를 제거하거나 간장·된장 등 비교적 강한 양념으로 풍미를 조절한다. 반면 순대는 내장의 질감과 맛이 비교적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이라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음식 역시 내장 특유의 향을 적극적으로 살린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돈코츠 라멘은 돼지 뼈와 내장을 장시간 끓여 강한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의 라멘 가게에서 강한 냄새를 경험하고 놀라는 한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결국 순대에 대한 거부감은 ‘냄새’ 그 자체보다는, 피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조리 방식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맛의 발견'
떡볶이와 순대, 김밥 / visit123-shutterstock.com

물론 모든 일본인이 순대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와 유튜브를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순대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직접 맛본 뒤 식감과 고소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방식 역시 흥미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순대는 한국인에게 오랜 시간 생활 속에 자리해 온 음식이다. 시장에서, 분식집에서, 혹은 순대국밥 한 그릇 속에서 각자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낯설 수 있지만, 한국 식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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