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타나 식객들의 입맛을 돋우는 손님이 있다. 바로 '호래기'다. 이름부터 생소한 해산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호래기는 꼴뚜기를 일컫는 경상도식 이름인 11월부터 1월까지가 제철이다. 호래기는 몸집은 작지만 단백질이 알차고 본래의 달큰한 맛을 지녀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오징어보다 연한 육질, ‘반원니꼴뚜기’
호래기는 꼴뚜기와 별개의 생물이 아니라, 꼴뚜기를 일컫는 경상도 지역의 방언이다. 표준명은 ‘반원니꼴뚜기’로 분류하며 시장이나 일상에서는 두 명칭이 함께 쓰인다. 꼴뚜기류는 크기가 작은 오징어류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남해안에서 겨울철에 주로 포획되는 종은 반원니꼴뚜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호래기는 몸통 길이가 5~10cm 내외로 작으며, 마름모꼴 모양의 지느러미가 몸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생김새를 지닌다. 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이 어종은 겨울이 제철이다. 오징어류 중에서도 육질이 부드러워 횟감뿐만 아니라 숙회나 찜 등으로 조리해도 제형이 크게 단단해지지 않는다. 수분을 유지하며 익는 성질이 있어 조리 후에도 말랑한 상태를 유지해 치아가 약한 사람들이 섭취하기에도 알맞다.
타우린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
호래기에는 단백질과 '타우린' 성분이 가득하다. 이 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혈액 순환을 돕고 혈관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해 동맥경화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다. 특히 타우린은 세포 내 압력을 조절하고 세포막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며,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피로를 해소해준다.
지방질과 당질 함량이 낮아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식단에도 알맞다. 열량이 낮으면서도 단백질 보충이 용이해 영양 불균형을 막는 데 보탬을 준다. 체내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어 근육의 생성과 유지에 도움이 된다. 육질이 연해 위장에서 소화되는 속도가 빠르므로 소화 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층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좋다.
또한 호래기 속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는 뇌세포 보호에 관여하고 혈액의 움직임을 매끄럽게 유도한다. 이는 사고 능력을 유지하고 두뇌를 깨우는 데 보탬을 준다. 칼슘과 아연 같은 미네랄 성분도 들어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 체계를 관리하는 데 좋다.
손질 시 내장 제거 필수, 채소와 영양 균형 조절
회로 섭취할 때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입 즉시 머리와 다리를 분리하여 내장과 등뼈를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특히 다리 부분에 위치한 눈을 제거하면 쓴맛이 사라지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껍질을 벗기면 식감이 더욱 부드러워지지만, 쫄깃함을 원한다면 껍질째 먹는 방법도 가능하다.
호래기는 인산 함량이 높은 산성 식품에 속한다. 따라서 알칼리성 성질을 가진 피망이나 샐러리를 곁들여 먹으면 몸속의 수치 균형을 맞추는 데 보탬이 된다. 채소의 식이섬유는 해산물 섭취 시 발생할 수 있는 소화 부담을 줄여준다. 다만 해산물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피부 발진이나 구토, 설사 등의 여파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섭취 전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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