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래 의사 부족하다
추계위는 30일 서울 소월로 T타워에서 개최된 제12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사인력 수급 전망을 의결했다. 단일 숫자를 제시할 경우 정책적·사회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여러 가정에 따른 ‘범위’ 형태의 추계 결과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추계위의 기초모형 기준 추계 결과 2040년 의사 수요는 최소 14만 4688명에서 최대 14만 9273명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급은 공급 13만 8137명~13만 8984명에 그친다. 이는 현행 의대 정원(3058명)의 89.6%가 임상 현장에 진입하고 65세 이상 의사의 20%가 은퇴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수치다.
이 같은 수급 격차를 해소하려면 최대 1만 1136명까지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추계위의 판단이다. 최소 추계치인 5704명만 반영하더라도 향후 10년간 매년 약 570명씩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는 규모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일수 변화 등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40년 14만 8235명으로 추정됐다. 의료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40년 14만 7034명으로 전망됐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이번 수급추계 결과는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독립적·전문적으로 도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3만명 부족 전망서 1만명으로 축소 이유는
앞서 윤석열 정부는 앞서 2035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를 약 1만 5000명으로 추산하고 이를 근거로 5년간 매년 2000명씩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1만5000명 가운데 1만명은 의대 정원 확대로, 나머지 5000명은 수요 관리나 필수 의료 인력 재배치 등으로 해결하려 했다.
이번 추계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제시됐다. 9차 회의에선 2040년에 의사가 최대 1만 8739명이 부족할 수 있단 추계가 나왔고, 11차 회의에선 부족한 숫자가 최소 9536명, 최대 3만 6094명에 달할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연간 최대 3000여명씩 의대증원을 하려는 게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날 공개된 추계위의 2035년 수요는 13만 5938~13만 8206명, 공급은 13만 3283명~13만 4403명으로 총 1535~4923명의 의사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제시된 숫자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김태현 위원장은 “주로 수요추계와 관련된 차이에서 발생했다”며 “지난 회의 때까지는 아리마(ARIMA) 모형을 2개를 적용한 셈이다. 오늘 최종회의결과 아리마를 통해서 수요를 추정한 모형을 하나만 채택하고 그 하나에 채택한 모형에 대해서 시나리오를 각각 적용했기 때문에 수치가 달라졌다. 근무일수 부분도 일정 부분 조정,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추계위가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 일찌감치 이번 추계 결과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무리한 의대 정원 증원으로 강의실과 실습 인프라가 부족해 교육 현장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며 “교육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숫자만 늘리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추계위가 의료 현장의 실제 업무량과 근무일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AI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은 의사 1인당 진료 역량을 크게 확대하는 요인임에도 이를 배제하거나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반영해 미래 공급 역량을 의도적으로 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다소 안심하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3만명 부족에서 1만명대로 줄어든만큼 의대증원 규모도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정부는 이번 추계위 결론을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어 1월 중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각 의대는 증원 규모와 지역인재 전형 비율 등을 반영한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내년 4월까지 확정해야 한다.
김태현 위원장은 “수급추계 결과를 존중해 보정심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의과대학 정원에 대해 심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