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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장외시장에서 지난 10월22일 이래 두 달 넘게 국고채를 순매수, 30조 149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년 동기 4조 7118억원 대비 7배에 가까운 수치다.
시장에선 이같은 현물 매수세를 두고 내년 4월 WGBI 편입에 앞선 선수요 유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최근 국고채 현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내년 4월 예정된 WGBI 편입에 따른 선수요로 보인다”면서 “지난달부터 매수세가 다소 강하다”고 짚었다.
외국인의 국고채 현물 매수는 국채선물과 달리 달러 유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외환 시장 안정화에도 긍정적이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WGBI 편입에 따른 유입 자금은 550억~600억달러로,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650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외화가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진욱 씨티 연구위원은 “올해 대규모 자본 유출이 원화 약세의 주요 동인이었던 만큼, 내년에는 WGBI 편입으로 인한 550억~600억달러 규모의 달러 유입이 예상되는 점 그리고 코스피 강세 정도에 따라 올해와는 자본 흐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국고채 매수세가 이어지는 만큼 내년 3월까지는 1450원대, 6~12개월 동안은 1430원대 환율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기재부 역시 WGBI 편입을 계기로 내년도 국고채를 포함한 국채 선진시장 원년을 다짐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하는 중이다. 특히 늘어나는 외국인 수급 등 국채시장 성장세에 따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와 근본적인 수요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채시장 인프라를 정비하고 국채시장 성장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채의 근본적인 수요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국채시장 조성 내실화 등 전문딜러(PD) 제도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선 내년 1분기 외환 당국의 정책 효과가, 2분기에는 WGBI로 인한 달러 유입이 환율 안정화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 운용역은 “내년 1분기까지 외환당국의 정책 효과에 이어 2분기 WGBI 편입 등을 감안하면 정부 정책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환율 레벨과 국고채 금리가 연동되서 움직이는 만큼 환율 안정화 흐름이 이어지는 점은 금리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정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2원 오른 1439.0원에서 마감했다. 정부의 환율 안정 대책 발표 전인 지난 23일(1483.8원)과 비교하면 44.8원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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