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파괴적인 역습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홍명보호가 월드컵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승리하려면 남아공의 스리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30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스타드 드 마라케시에서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 남아공이 짐바브웨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승점 6점으로 이집트(승점 7)에 이어 B조 2위가 된 남아공은 16강에서 F조 2위(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모잠비크 중 1팀)를 상대한다.
이날 남아공은 스리톱이 모두 득점에 관여하며 짐바브웨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전반 7분 라일 포스터가 옆으로 내준 공을 체팡 모레미가 한 번 잡은 뒤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상대 수비 디바인 룽가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궤적으로 골문에 빨려들어갔다. 1-1로 맞선 후반 5분에는 오스윈 아폴리스가 걷어내듯 앞으로 차낸 공을 상대 수비수 룽가가 헤더로 골키퍼에게 준다는 게 다소 짧게 튀었고, 포스터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향해 달려들어 골키퍼보다 먼저 머리로 공을 건드려 골망을 흔들었다. 2-2가 된 후반 35분에는 상대 선수 마벨러스 나캄바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아폴리스가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이 득점이 3-2 승리로 이어졌다.
남아공의 스리톱 아폴리스, 포스터, 모레미가 이번에도 모든 득점을 책임졌다. 세 선수는 지난 23일 앙골라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2골에 모두 관여했다. 전반 21분 쿨리소 무다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포스터가 정확하게 잡아내지는 못했는데, 살짝 옆으로 흐른 공을 아폴리스가 이어받은 뒤 정교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1-1로 맞선 후반 34분에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모레미가 살짝 내준 공을 포스터가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오른쪽 골문에 꽂아넣으며 남아공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남아공 스리톱 중 포스터와 아폴리스는 기존에도 휴고 브로스 감독이 신뢰하던 자원이다. 두 선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도 중심축으로 활약한 선수들이다. 아폴리스는 2골 4도움, 포스터는 2골 1도움으로 남아공이 나이지리아, 베냉 등 쟁쟁한 상대들을 어렵사리 누르고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레미는 앞선 두 선수와 달리 이번 대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떠오른 신예다. 올해 6월 탄자니아와 친선경기를 통해 남아공 대표팀에 데뷔한 모레미는 이번 대회 앙골라와 1차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모하우 은코타와 교체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브로스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진 이집트와 2차전, 짐바브웨와 3차전에는 모두 선발로 나서 주전 자리를 굳혔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득점을 기록한 건 물론 빠른 발을 활용한 위협적인 돌파로 남아공 역습의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남아공은 수비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단점이 있지만, 직선적인 패스와 움직임을 통한 역습이 위협적인 팀이다. 특히 아폴리스와 모레미에게 공을 연결해 두 선수가 측면을 휘저으며 상대 수비를 흔들고, 중앙으로 공이 전달되면 포스터가 마무리하는 식의 패턴을 사용하곤 한다.
홍명보호를 비롯한 한국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피지컬을 위시한 공격 자원의 돌파에 취약한 측면이 있었다. 남아공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한국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이 A조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들을 제대로 제어할 수비 전략을 들고 나올 필요는 있다. 남아공은 조직력이 갖춰진 강팀 이집트를 상대로 고전했기 때문에, 한국도 수비 조직만 잘 가다듬는다면 어렵지 않게 남아공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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