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앱테크'(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돈을 벌거나 절약하는 활동)에 있어서도 세대 간 온도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0·50세대는 출·퇴근길 걸음 수를 현금 포인트로 바꾸고 설문·미션 참여로 소소한 수익을 쌓는 방식을 통해 생활비 절감 효과를 누리는 등 앱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20·30세대는 앱테크에 관심은 있지만 앱 실행이나 포인트 적립 등 실천 면에서는 다소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 습관과 소비 성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상생활로 돈 버는 앱테크…참여·실행에 적극적인 40·50세대, 관심만 많은 20·30세대
30일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5년 1~11월 월평균 실행 횟수 기준 가장 자주 사용된 앱 5위권에 앱테크의 대표 주자인 '캐시워크'가 이름을 올렸다. 캐시워크는 걷기만 해도 현금성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만보기 보상 앱이다. 적립된 포인트는 모바일 교환권, 기프티콘 등으로 교환 가능하다. 해당 기간 캐시워크의 월평균 실행횟수는 88억 회로 같은 기간 구글 크롬(77억회), 토스(65억회), 쿠팡(48억회) 등 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안드로이드와 iOS 운영 체제가 모두 있는 앱을 대상으로 했다.
앱테크는 과거 경제력이 부족한 20·30세대에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자 '짠테크'의 대표 주자로 여겨졌다. 짠테크는 '짠돌이+재테크'의 줄인 말로 소비를 최대한 줄여 한 푼이라도 더 모아 재테크 효과를 누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어의 의미가 무색하게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출중한 중·장년층의 이용률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캐시워크' 이용자 중 40대 31.7%, 50대 34.3% 등 40·50세대 이용자가 전체의 66% 가량을 차지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3.0%, 21.0%에 불과했다.
'짠테크'에 대한 호감도 역시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짠테크 호감도는 ▲50대(57.6%) ▲40대(56.4%) ▲30대(52.8%) ▲20대(49.2%) 등의 순이었다. 자연스레 연령이 높을수록 앱테크를 통해 버는 돈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금융 앱테크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앱테크 경험이 있는 만 14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대의 월평균 적립 포인트는 8152p에 달했다. 이어 ▲40대(7374p) ▲30대(6626p) ▲20대(5398p) 등의 순이었다.
르데스크가 직접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남역에서 만난 직장인 임정식 씨(57·남)는 "매일 출퇴근할 때 걸으면서 포인트가 조금씩 쌓이는 걸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아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며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생활비 부담이 커졌는데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매일 저절로 쌓이는 포인트를 보면 귀찮긴 하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주부 조미경 씨(55·여)는 "처음에는 '앱테크를 귀찮게 왜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가족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은 설문 하나, 미션 하나에도 집중하게 된다"며 "포인트를 얻는 방식이 단순하고 반복적이라 매우 지루하긴 하지만 우리세대는 직장 내에서도 반복적인 업무를 꾸준히 수행하고 관리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오히려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2030세대는 앱테크 자체가 소소한 수익을 제공하긴 하지만 시간 대비 효율성이 낮고 큰돈을 벌 수 없어 참여 의욕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취업준비생 백주형 씨(28·남)는 "앱테크로 포인트가 조금 쌓인다 하더라도 실제로 돈이 크게 되는 것도 아니고 번거로운 일만 늘어나는 느낌이라 몇 번 해본 뒤 지금은 참여하지 않는다"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에 비해 효율이 떨어져 크게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의 앱테크 참여도 차이는 서로 다른 생활 습관과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40·50세대는 '아껴야 잘산다'는 인식이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사람이 많은 반면 20·30세대는 개인의 행복을 높게 생각하다 보니 적은 보상으론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교수는 "40·50세대는 20·30세대에 비해 유년 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온 경험을 가진 사람이 더 많고 그만큼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습관을 가진 사람도 더 많다"며 "반면 20·30세대는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쓰자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앱테크에도 소극적인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