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경쟁의 중심축이 '기능'에서 '사용자 경험(UX)'으로 이동하고 있다. 30일 전자담배 업계에 따르면, KT&G는 디바이스 성능을 넘어 사용 편의성, 제품 선택의 폭, 디자인 감성까지 아우르는 사용자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전자담배 시장 주도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운 '릴 에이블 2.0 플러스(PLUS)'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플랫폼 다변화와 한정판 제품을 병행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사용자 경험 혁신…'릴 에이블 2.0 플러스'로 체감 성능 강화
KT&G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릴 에이블 2.0 플러스'는 실제 사용 과정에서 체감되는 요소를 중심으로 개선한 제품이다. 연속 사용 횟수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리고, 30분 내 50%까지 충전되는 급속 충전 기능과 잔여 충전 시간 표시 기능을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전면 GUI 확대와 네 가지 컬러 라인업 구성도 직관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강화한 요소로 꼽힌다.
전용스틱 포트폴리오 역시 세분화됐다. 릴 에이블 플랫폼은 리얼·레임·그래뉼라·베이퍼스틱 등 네 가지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총 15종의 스틱을 운영하며, 연무량·풍미·흡입감 등 다양한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구조와 스틱 확장 전략이 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KT&G는 앞서 2022년 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적용한 '릴 에이블 1.0'을 출시하며 사용자 맞춤형 전자담배 환경을 제시한 바 있다. 예열부터 충전까지 사용 패턴을 고려한 설계와 다양한 스틱 호환성은 릴 에이블 시리즈의 기술적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다변화 전략…사용자 니즈 '센싱'으로 선택 폭 확대
KT&G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단일 제품 중심 전략이 아닌,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릴(lil)은 에이블·하이브리드·솔리드 등 세 가지 플랫폼을 운영하며, 사용 방식과 취향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두고 "가격 경쟁이 아닌, 소비자 니즈를 정밀하게 감지해 제품군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연무량, 타격감, 사용 방식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플랫폼을 병행 운영하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동시에 아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 감성 확장…한정판으로 브랜드 경험 강화
기능 중심의 혁신과 함께 디자인 감성을 강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KT&G는 연말 시즌을 맞아 한정판 '릴 하이브리드 3.0 미스티 로제 에디션'을 출시했다. 톤다운된 장밋빛 컬러와 미니멀한 디자인을 적용해 계절 분위기와 소비자 감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KT&G 온라인몰, 릴 미니멀리움, 전국 약 1000개 릴 스테이션 편의점에서 총 2만대 한정 판매되고 있다. 릴 하이브리드 플랫폼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구조로, 연무량을 늘리고 특유의 거친 맛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2018년 출시 이후 차별화된 콘셉트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KT&G는 그간 다양한 브랜드 협업과 공간 연계를 통해 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해 왔으며,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브랜드 스펙트럼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으로 입증된 전략…3분기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사용자 경험 중심 전략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KT&G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269억원, 영업이익은 4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6%, 11.4%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담배사업 매출은 1조2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고, 국내 NGP 매출은 릴 에이블·릴 하이브리드 등 신제품 효과로 약 7% 성장했다. 해외 NGP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해외 궐련사업 매출은 5242억원으로 24.9% 성장하며 분기 기준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과 플랫폼 선택 폭, 디자인 감성까지 동시에 강화한 전략이 릴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라며 "제품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이 중장기 성장성과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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