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제2의 딥시크’ 마누스 인수···AI 에이전트 경쟁 합류

▲ 지난 2023년 3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23에서 참석자들이 메타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메타가 ‘제2의 딥시크’로 불렸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마누스를 전격 인수하며 자율형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9일(현지시간) 메타와 마누스는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누스가 지난 4월 약 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타는 “마누스는 시장조사, 코딩, 데이터 분석 등 복잡한 작업을 인간의 개입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자율형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왔다”며 “마누스의 서비스는 기존과 같이 운영·판매하되, 메타의 제품군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CAIO)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마누스는 AI 모델의 잠재력을 실제 작동하는 에이전트로 구현하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메타의 차세대 AI 제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누스는 인수 이후에도 샤오 홍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유지한 채 싱가포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홍 CEO는 “메타에 합류하면서도 의사결정 구조와 운영 방식은 유지된다”며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누스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처음 공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기존 챗봇 중심 AI와 달리,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형 AI’를 전면에 내세우며 AI 패러다임 전환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저비용·고성능 AI로 시장을 흔든 딥시크 이후 등장한 혁신 기업이라는 점에서 ‘제2의 딥시크’라는 별칭도 붙었다.

그러나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누스는 투자 유치와 컴퓨팅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개발 환경이 제약되자, 마누스는 지난 7월 중국 내 개발을 중단하고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이후 미국 벤처캐피털로부터 75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를 거쳐 미국 빅테크에 인수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다.

메타로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전략의 공백을 메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메타는 대화형 챗봇을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해 왔지만, 경쟁사들이 자율형 에이전트를 앞다퉈 선보이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는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마누스 인수로 메타는 챗봇과 에이전트를 아우르는 AI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