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목된 통화량 통계를 개편한 결과, 통화량 증가율이 약 410조원 줄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목된 통화량 통계를 개편한 결과, 통화량 증가율이 약 410조원 줄었다. 광의통화(M2)에 포함됐던 가격 변동성이 큰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통계에서 제외한 영향이다.
한은은 30일 내년부터 적용될 주식형·채권형 펀드와 ETF 등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통화 및 유동성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화금융통계 매뉴얼 개정 내용과 최근 금융시장 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개편된 기준을 적용한 M2 잔액은 올해 10월 405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기준 잔액(4466조3000억원) 대비 409조5000억원(9.2%) 줄어든 금액이다. 이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기존 8.7%에서 5.2%로 현저히 낮아졌다.
M2에서 제외된 수익증권은 한단계 넓은 범위인 금융기관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Lf의 변화는 기존 6026조3000억원에서 6011조4000억원으로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L의 변화는 기존 7543조3000억원에서 7597조1000억원으로 0.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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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통계 개편 결과와 관련 "새로운 기준의 M2 증가율은 코로나 기간 중 장기 평균(7.5%)보다는 높았으나, 2023년 1월 이후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며 시중 통화량이 과도히 풀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 역시 2024년 1분기 이후 장기 추세치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M2가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데에 한은은 "최근 고환율은 시중 과도하게 풀린 원화 때문이 아닌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해외 투자와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가지고 있는 기업 등 달러 수급 요인이 더 크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은은 이번 개편이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금융통계 매뉴얼 개정에 맞춰 장기간 준비해왔으나 코로나 발발이 지연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통화 개편은 장기간에 걸쳐 추진한 과제"라며 "3년 전 당시 통계청의 3차 국가통계발전기본계획 수립 때 한은이 2025년 통화 개편을 완료하기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 지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진 만큼 실무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있으나 신구 지표를 향후 1년간 병행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내년 1월 공표되는 '2025년 11월 통화·유동성' 통계부터 신 기준의 통계만 공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통화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 등을 감안해 새 지표와 기존 지표를 향후 1년간 병행해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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