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이 점차 '공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브랜드가 어떤 공간을 선택하고, 그 공간을 해석하는 방식은 브랜드의 철학과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공간의 구조와 동선, 재료와 분위기 등 소비자가 경험하는 모든 요소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직결되며, 이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된다.
특히, 지역의 특성을 정교하게 읽어낸 공간 전략은 각 지역이 지닌 역사와 문화, 환경적 요소를 브랜드 철학과 결합해 풀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브랜드 진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 자체에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이 방문할 때마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블루보틀 커피, 현대적 장인 정신과 한국적 유산이 만난 '블루보틀 삼청 한옥'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커피(이하 블루보틀)는 세심한 손길이 머무는 열린 경험의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 '블루보틀 삼청 한옥'을 오픈했다. 문화와 자연, 장인정신이 어우러지는 삼청동의 지리적 특성에 주목해, 커피에 대한 장인정신과 환대의 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선택했다.
한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양태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이 공간은, 한옥이 지닌 자연과의 조화와 절제의 미학을 블루보틀의 디자인 철학과 환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대문을 지나면 흙과 나무, 디딤돌이 어우러진 중정의 작은 정원이 펼쳐지며, 공예 작가 윤준호의 분청 항아리가 배치되어 도심 속에서도 근대 한옥 특유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블루보틀 삼청 한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료와 컬리너리 메뉴 역시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심어주는 요소 중 하나다. 장인이 황동으로 엮은 드리퍼를 사용해 한 잔씩 정성스럽게 추출하는 필터 커피와 제주 유기농 어린 찻잎으로 만든 '제주 오가닉 말차 라떼'는 공간의 절제된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여기에 유자 크림을 더한 라이트 케이크 '비스퀴 드 사부아'(Biscuit de Savoie)와 만다린 콩포트를 더한 곶감 커스터드 케이크 '파 브르통'(Far Breton) 등은 한옥의 여백과 조화를 이루며, 계절의 느낌과 함께 경험의 밀도를 한층 깊게 만든다.
◇무신사, 성수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가 성수동에 오픈한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성수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대림창고 건물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성수동을 대표하는 빨간 벽돌의 외관은 물론 노출 콘크리트와 높은 층고 등의 내부 구조를 대부분 유지해 성수 지역 특유의 창작 중심 문화에 무신사의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철학을 반영했다. 스토어 내부는 무신사의 'M'을 연상시키는 지붕의 모양을 본뜬 대형 미디어월과 무신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스니커 존 등이 마련되어 있다.
◇아모레퍼시픽, 북촌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해석한 '북촌 설화수의 집'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인 '북촌 설화수의 집'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한국적인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해석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진화해 온 설화수의 브랜드 철학이 서울의 중심에서 전통의 가치를 지켜온 북촌의 지역적인 특색과 어우러지며 특별한 체험공간을 만들었다. 북촌 설화수의 집은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과 1960년대에 지어진 양옥을 중정을 통해 하나로 연결했으며, 기존 구조물들은 그대로 살리되, 외부에서 투명하게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설계해 전통의 미감에 현대적인 터치가 조화를 이룬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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