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의 겨울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시즌 막판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K리그1(1부) 제주 SK에 밀려 승격이 좌절되며 침체에 빠질 수 있었던 분위기는, 신임 사령탑 이정효 감독의 부임과 함께 빠르게 반전되는 모습이다. 아직 공식 업무 개시 전이지만, 수원 안팎에서는 이미 ‘이정효 효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원은 지난 24일 K리그1 광주FC를 이끌었던 이정효(50)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정효 감독은 2026년 1월 2일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지만, 구단은 그 이전부터 새 시즌 구상과 선수단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에서 시민구단의 한계를 넘어 K리그1 승격,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대한축구협회(KFA) 코리아컵 준우승까지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조직적인 전술 운용, 높은 경기 강도로 대표되는 축구 색은 현시점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정효 감독의 지도력과 명성은 곧바로 선수 영입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축구 대표팀 출신 중앙 수비수 홍정호(36)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에서 동시에 석권한 전북 현대에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며 베스트11 선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새 시즌을 앞두고 K리그2 수원 이적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이정효 감독의 직접적인 제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효 감독은 홍정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원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과거 공개 석상에서도 홍정호를 K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한 바 있다.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인정해 준 지도자의 진정성 있는 제안이 홍정호의 선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수원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선택의 상징성은 더욱 크다. 수원은 승강 PO 일정으로 인해 새 시즌 준비가 늦어졌고, 승격 실패로 선수 수급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K리그1을 선호하는 현실 속에서, 홍정호는 우승 팀을 떠나 K리그2 도전을 택했다. 수원 관계자 역시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정효 감독 부임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팬들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팬들의 전화는 늘 오는 편이지만, 감독 선임 이후에는 ‘잘 뽑았다’는 반응이 확연히 늘었다”며 “시즌권 판매를 서둘러 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전했다.
이정효 감독의 열정적인 행보 역시 구단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있다. 공식 부임 전임에도 홍정호 설득에 직접 나섰고, 유럽 체류 중에도 구단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새 시즌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격 좌절의 상처로 시작한 수원의 겨울은, 이정효 감독의 부임을 기점으로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아직 출발선에 불과하지만, 수원 안팎에서는 이미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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