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민연금 기금수익률이 제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익률 급등에 힘입어 기금 규모는 147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잠정치는 약 20%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수익률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외 주식 투자 성과가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자산군별로 보면 국내주식 수익률이 78%로 가장 높았고, 해외주식이 25%를 기록했다. 대체투자는 8%, 해외채권은 7%, 국내채권은 1% 수준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증시 강세와 환율 효과, 대체투자 성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이달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473조원으로, 전년 말 1213조원 대비 260조원(21.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금급여 지급액 44조원의 약 5.9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기준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전문 운용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중장기 수익률 목표인 5.5% 달성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금 운용 성과와 함께 보험료율 조정도 본격화된다. 내년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5%로 올해보다 0.5%포인트 인상되며, 2033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월 평균소득 309만원 기준 사업장 가입자는 월 7700원, 지역가입자는 1만5400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정부는 제도 지속 가능성과 함께 노후 소득 보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소득대체율은 현행 41.5%에서 43%로 인상된다. 생애 평균 월소득 309만원인 가입자가 내년부터 새로 가입할 경우 월 연금 수령액은 기존 123만7000원에서 132만9000원으로 약 9만2000원 증가한다. 다만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연금액은 변동되지 않는다.
군 복무와 출산에 대한 크레디트도 확대된다. 군 크레디트는 최대 12개월로, 출산 크레디트는 첫째아부터 12개월이 적용된다.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대상은 월 소득 80만원 미만으로 확대되며, 내년에는 약 73만6000명이 월 최대 3만7950원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연금 감액 제도도 완화된다. 감액 기준 소득이 평균소득 대비 200만원 초과로 상향되면서, 월 509만원 이하 소득자는 연금이 감액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전체 감액 대상자의 65%에 해당하는 9만8000명이 감액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며, 연간 약 496억원의 감액 해소 효과가 기대된다. 해당 제도는 내년 6월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의무를 법률에 명문화한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국가는 연금급여의 안정적·지속적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해, 장기적으로 기금 소진 우려 속에서도 연금 지급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025년은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연금개혁이 이뤄진 해로 국민연금 제도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기금 수익률 제고와 보험료율 조정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소득대체율 인상과 크레디트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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