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가 지난 한 달간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관광·문화 콘텐츠 스타트업 ㈜푸드트래블(FoodTravel Inc.)이 기획한 ‘크리스마스 빌리지 부산 2025’가 12월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1월 27일부터 20일간 이어진 이번 행사는 누적 방문객 45만 명을 돌파하며 겨울철 부산을 대표하는 앵커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과거 겨울철 부산은 하절기에 비해 관광객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관광 비수기’로 통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산타마을이라는 명확한 콘셉트와 체험형 공간 구성을 통해 한산했던 도심 광장을 연말 최대의 유동인구 밀집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축제가 거둔 가장 유의미한 지표는 방문객의 구성이다. 전체 방문객 중 약 42%에 달하는 19만 명이 울산, 경남, 수도권 및 해외에서 온 외부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지역 주민들이 즐기는 행사를 넘어 부산을 겨울 관광 목적지로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푸드트래블 측은 이번 행사로 발생한 경제 유발 효과를 약 720억 원으로 추산했다. 숙박, 교통, 주변 상권 소비 등을 포함한 수치로, 도시형 콘텐츠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행사장의 핵심 동력은 ‘미식’이었다. 70여 개의 부산 로컬 브랜드가 참여해 600여 종의 메뉴를 선보였으며, 누적 판매 수량은 37만 건을 넘어섰다. 각 매장당 평균 매출은 6천만 원 수준을 기록했고,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매장은 행사 기간 2억 6천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푸드트래블이 자체 개발한 간편결제 앱 ‘푸블페이’의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총 3만 명의 가입자가 5억 원 규모의 결제를 진행하며, 아날로그 중심의 축제 운영 방식을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다만, 방문객의 60%가 1~2시간 정도의 체류 시간을 보였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체류 시간을 더 길게 확보하고 주변 상권과 연계된 2차 소비를 더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 보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축제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확인됐다. 인스타그램 내 관련 해시태그 언급량은 2.9만 건을 넘었으며, 네이버 크리스마스 시즌 트렌드 키워드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소셜 미디어와 검색 채널을 통한 총 노출 횟수만 2억 회 이상이다.
현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추천지수(NPS)는 70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NPS가 50점 이상이면 매우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에서 볼 때, 이번 축제에 대한 방문객의 만족도는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재방문 의향 점수 역시 10점 만점에 9점을 기록해 내년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상화 푸드트래블 대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드는 축제를 통해 도시 문화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다”며 “지역 브랜드와 방문객이 소통하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드트래블은 앞서 북항에서 개최한 ‘포트 빌리지 부산’에 이어 이번 행사까지 연달아 성공시키며, 로컬 콘텐츠를 기반으로 도심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민간 주도의 콘텐츠 기획 모델이 관 주도의 일회성 행사보다 유연하고 트렌드 대응이 빠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부산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는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매년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 고도화와 안전 관리 시스템의 상시 운영 모델 구축이 향후 성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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