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국내 증시 복귀하나···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순매도세 전환

▲ 이미지=제미나이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투자심리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지난주 약 4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보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총 2억8139만달러(약 4030억원)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셋째 주 이후 약 4개월 만의 순매도 전환으로, 해당 기간 투자자들은 46억6609만달러를 매수하고, 49억4748만달러를 매도했다.
 
앞서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 등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음에도 순매수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에는 고환율과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열풍을 지목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영업실태 점검에 나섰다. 이에 증권사들은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을 중단하고 기존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24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개인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매각하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이를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응책과 함께 연말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다는 점, 세금 대응을 위한 매도물량 출회 등이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를 확대시켰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국내 증시의 매수세로 온전히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미국 증시로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매수세 증가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주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조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순매수세를 보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역시 약 1824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개인 매수세가 코스피 시장에 뚜렷하게 유입됐어야 한다”며 “확실한 자금 이동이 이뤄질지는 장기간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