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의 특징은 오너 2세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업회사와 지주사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 전문성과 책임 경영을 강화한 점이다. 이병만 부회장은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연구개발(R&D)·생산·품질·글로벌 고객 대응 등 핵심 기능을 책임진다.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와 기술 경쟁력 고도화를 통해 코스맥스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 ODM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병주 부회장은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중심으로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끈다. 맞춤형 화장품과 디바이스, 뷰티테크, 데이터 기반 개인화 솔루션을 비롯해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까지 폭넓은 영역을 담당한다. 사업회사가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동안, 지주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육성하는 투 트랙 전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수석부회장 직위도 신설됐다. 코스맥스그룹은 허민호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했다. 허 수석부회장은 CJ올리브영과 CJ ENM 등을 거친 유통·플랫폼 분야 전문가로, 올해 초 그룹에 합류해 지주사 체제 안착과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을 주도해 왔다. 수석부회장 직위 신설은 지주사 중심의 전략·컨트롤타워 기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경영권 승계 구도의 변화라기보다, 기존 오너 2세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면서 그룹 운영의 완성도를 높인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그동안 두 아들에게 사업회사와 지주사 대표직을 맡기며 단계적으로 경영 경험을 쌓도록 해왔고, 해외 사업에서도 주요 시장을 나눠 책임 경영을 강화해 왔다. 이번 동반 부회장 승진은 이러한 체계를 유지하면서 책임과 권한을 정리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성과 중심의 승진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진호정 코스맥스펫 부사장은 사장으로, 김철희 코스맥스바이오 전무는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박천호 코스맥스비티아이 R&I 유닛 부원장과 강승현 코스맥스 R&I 유닛 부원장도 원장으로 승격됐다. 신규 임원은 14명으로, 1980년대생 임원이 다수 포함되며 세대교체와 조직 활력 제고에도 방점을 찍었다.
아울러 코스맥스그룹은 이번 인사부터 임원 직급을 E1·E2·E3 세 단계로 개편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통합 인사 체계를 계열사별로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걸맞은 조직 운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뷰티 산업의 빠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화장품 ODM 본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맞춤형·신사업·플랫폼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곡선을 만들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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