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부천FC1995는 제한된 살림으로 승격에 성공한 기적의 팀이다.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5시즌 K리그1 11개 구단(군팀 김천상무 제외)과 K리그2 14개 구단의 선수 연봉 지출 현황을 발표했다. 연봉 현황은 기본급에 각종 수당(출전수당, 승리수당, 공격포인트 수당 및 기타 옵션 등)을 더한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수당에는 2025시즌 K리그와 코리아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지급된 금액이 포함됐다.
K리그1은 올해도 연봉 규모와 성적이 비례하지 않았던 것에 반해 K리그2는 대부분 연봉 규모와 성적이 비슷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K리그2에서 유일하게 100억 원 이상 연봉 지출을 하며 무고사, 제르소 등 핵심 선수들을 지켜낸 결과 우승과 승격을 거머쥐었다. 수원삼성은 비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K리그2 2번째에 해당하는 95억 6,852만 5천 원 연봉 지출을 통해 K리그2 2위로 제주SK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다. 충남아산FC가 비대한 선수단 규모로 K리그2 연봉 지출 3위에 오르고도 9위로 시즌을 마감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적이 연봉 지출 규모 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예외는 있었다. 부천은 연봉 지출 규모로만 따지면 기적을 만들어냈다. 올해 부천은 선수단 연봉 총 지출이 37억 5,182만 3천 원이었다. K리그2에서도 10위로 하위권이었다. 그럼에도 K리그2 3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수원FC를 제압하며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몇 해 동안 갈고 닦은 이영민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이었던 2021년에는 리그 최하위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후반기 들어 성장하는 모습으로 부천 구단의 신뢰를 얻었다. 2022시즌부터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부천을 승격 경쟁으로 이끌었다. 유망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 부천을 거쳐 K리그 수위급으로 성장한 선수들만 여럿이며, 올해도 박현빈, 김규민, 장시영(임대) 등이 이 감독 밑에서 재능을 피워냈다.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도 부천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 기존 에이스였던 바사니에 더해 몬타뇨, 갈레고 등 K리그에서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던 선수들을 영입해 파괴적인 공격 조합을 이뤄냈다. 바사니가 14골 6도움으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몬타뇨 12골 2도움, 갈레고 5골 5도움으로 다른 두 선수도 훌륭했다. 주로 윙백으로 나선 신입생 티아깅요 역시 나쁘지 않았고, 카즈도 탄탄한 경기력을 보였다. 부천이 외국인 선수에게 쓴 총 지출은 15억 5,884만 1천 원이다. K리그2에서 7위로 중간 수준인데, 가장 높은 효율을 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대로 국내 선수 연봉 총 지출은 21억 9,298만 2천 원으로 K리그2 11위였다. 그럼에도 박창준과 박현빈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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