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매판매 급락, 생산·투자는 소폭 반등

[프라임경제] 11월 소비가 두 달 만에 다시 꺾였다. 추석 이후 소비 특수가 걷힌 데다 10월 지표가 크게 뛰었던 영향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다. 반면 생산과 투자는 조업일수 증가와 반도체 회복 흐름이 더해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30일 발표한 '2025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3.7(2020=100)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8월 감소 이후 9월 반등, 10월 하락을 거친 뒤 11월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회복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늘었고, 이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7.5% 급증했다. 10월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부품 생산도 5.0% 증가했다. 신형 스마트폰 판매가 수요를 뒷받침한 결과다.

서비스업 생산은 0.7% 증가했다. 금융·보험, 협회·수리·개인서비스에서 생산이 늘었다. 다만 도소매업은 1.6%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다. 도매업 감소폭이 컸다.

내수 지표는 더 뚜렷하게 흔들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3.3% 급락했다. 2024년 2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8월과 9월 감소 뒤 10월에 일시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흐름으로 돌아섰다.

감소는 품목 전반에서 확인된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4.3%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도 3.6% 감소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 역시 0.6% 줄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잡화점 감소가 두드러졌다. 무점포소매와 승용차·연료 소매점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당국은 10월 소비 급증에 따른 역기저효과를 우선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 추석, 일시적 추위, 할인행사 영향이 겹치면서 소매판매가 늘었다. 11월에는 소비 시점 이동이 반영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11월까지 누계 기준 소매판매는 0.4% 증가를 기록했다. 연간 지표가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투자 지표는 반등 신호가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줄었지만 일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었다. 건설기성(불변)도 6.6% 증가했다. 건축 공사 실적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9.2% 감소했다. 주택 중심 건축과 발전·통신 등 토목 부문에서 감소폭이 컸다.

서비스업, 건설업, 광공업, 공공행정 산업별 생산 동향. ⓒ 국가데이터처

경기 판단 지표는 여전히 방향이 갈린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했다. 주가와 금리차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11월 산업활동은 내수 부진과 제조업 중심 회복이 동시에 나타난 달이다. 단기 등락에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된 만큼, 연초 이후 흐름이 이어질지 확인이 필요하다. 핵심은 소비 회복의 속도와 반도체 중심 생산 증가의 지속성이다.